영상 속 벌거벗겨진 주민들, "이스라엘, 아무나 취조"
1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남성들이 이스라엘군에 잡혀 속옷만 입은 채 땅에 쪼그려 앉은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어 논란이 된 가운데, 당시 상황에 대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다.

한 22세의 팔레스타인 남성은 9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아에서 아버지, 형제, 사촌 5명과 함께 이스라엘군에 구금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그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눈을 가린 채 몇시간 동안 거리에 앉혀놓은 후, 이들을 트럭에 태워 모처로 옮긴 뒤 무작위로 데려가 하마스와의 관계에 대해 심문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자신이 알 수 없는 지역의 어느 모래밭으로 끌려갔으며, 밤에 담요를 받긴 했지만 거의 발가벗은 채로 그곳에 남겨졌다고 한다. 그는 또 다른 곳을 거쳐 집에 돌아온 시각이 오전 1시 40분이였으며, 아버지와 사촌 큰 형은 여전히 이스라엘군에 잡혀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 아버지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서 일하는데 왜 아버지를 데려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벨기에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 무함마드 루바드는 인스타그램에 형을 비롯해 친척 11명이 이스라엘군에 구금됐다고 밝혔다. 그는 형이 끌려가기 2시간 전 영상통화를 하며 집과 베이트 라히야 마을 전체가 이스라엘군에 둘러싸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BBC에 전했다.

그는 나중에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서 형과 이웃들이 트럭 뒤에 타고 이송되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의 형과 다른 친척들은 석방됐지만, 사촌 2명은 여전히 잡혀있다고 했다. 루바드는 그들이 교사와 인권운동가이며 '무고한 민간인'들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영상에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범아랍 매체 '알 아라비 알 자디드'의 현지 특파원인 디아 알칼루트도 나왔다. 그는 현재 이스라엘에 있는 지킴 군사기지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유엔을 통해 이스라엘군과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영상으로 인해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에게 비인도주의적인 대우를 한다는 비판이 전세계적으로 일고 있지만, 이스라엘 측은 군이 하마스 대원을 찾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수석 고문인 마크 레게브는 당시 자국군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의 배후에서 역할을 한 사람을 찾아내고 있었다고 BBC에 말했다. 이스라엘인을 참수하거나 성폭행한 자의 이름과 얼굴을 대조해 하마스 대원을 찾아내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