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 공개매수 3배로 늘어…행동주의·지주사 전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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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는 매수 조건 잘 살펴야…"M&A 묻지마 투자 유의"
올해 주주행동주의가 득세하고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이 늘면서 상장법인 주식 공개매수가 작년 대비 3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초부터 최근까지 공개매수결과보고서는 총 17건이 제출됐다.
전날부터 한국앤컴퍼니에 대해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는 MBK파트너스 측을 더하면 총 18건으로 늘어난다.
이는 작년(7건)에 비하면 2.6배로 늘어난 수준이다.
주식 공개매수는 재작년에는 12건, 3년 전에는 6건에 불과했다.
올해 진행됐거나 진행되고 있는 18건의 공개매수 목적(중복 공시 가능)을 살펴보면 '인수·합병(M&A)'이 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주회사 요건 충족'이 6건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상장폐지'는 5건으로 집계됐다.
공개매수 목적을 '경영권 안정'으로 밝힌 곳은 2곳, 나머지 1곳은 '기타(주주가치 제고)'였다.
공개매수는 기업지배권의 획득이나 유지, 강화 등을 목적으로 상장법인의 주식을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매수하는 장외거래를 일컫는다.
현행 자본시장법상은 매수자가 의결권 있는 주식을 6개월간 장외에서 10인 이상의 주주로부터 취득해 보유 지분이 5% 이상이 되는 경우 공개매수 절차에 의해 지분을 매수하도록 규정한다.
지배권 경쟁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경영권 변동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투자자에게 제공하며 모든 주주에 동등한 매도 기회를 부여하는 등 주주간 평등을 도모하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공개매수를 통한 M&A가 거의 없는 편이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말 보고서에서 "현행 제도는 장외에서 일정 비율 이상의 지분을 취득하는 경우 공개매수 절차를 따르도록 하고 있으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적용사례가 거의 없다"며 "인수기업이 공개매수를 하지 않고 소수의 지배주주와 사적 협상으로 기업을 합법적으로 인수할 수 있어 실제로 국내의 M&A 거래는 대부분 공개매수를 거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위기가 바뀐 건 올해 초 주총시즌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들이 전면에 나서면서다.
특히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적극적인 캠페인을 펼쳤고, 이것이 하이브와 카카오 간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으로 번지면서 공개매수는 M&A 거래 방식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공개매수를 통한 M&A가 늘어난 것은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통해 의사결정에 관여하겠다는 주주행동주의 때문"이라며 "법과 제도상 큰 변화는 없었지만 개인투자자 권리 증대라는 커다란 방향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일신방직은 지난 4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134만주를 공개매수하기도 했다.
또 다른 요인은 지주회사 양도세 과세 특례가 올해 말로 일몰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지주회사 전환을 서두르는 기업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지난 9월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에 대한 공개매수와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완료해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고, OCI홀딩스도 인적분할한 OCI 주주들을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해 지주회사 설립 요건을 충족했다.
애초 공개매수가 소액주주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향유할 수 있게끔 하자는 취지로 고안된 제도인만큼, 개인투자자들은 공개매수가 늘어날수록 환영하는 분위기다.
공개매수가 진행되면 당장 주가는 공개매수 단가에 가깝게 뛰고,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 간 분쟁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면 공개매수 단가 이상으로 주가가 급등하기도 한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개매수마다 매수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묻지마'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현재 진행 중인 MBK파트너스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는 청약 물량이 최소 목표수량에 미달하면 한 주도 매수하지 않는다.
경영권 분쟁을 기대하고 급등한 가격에 매수한 투자자는 추후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하이브와 카카오의 SM엔터 인수전이 한창이던 올해 3월 SM엔터 주가는 최고 16만1천200원까지 올랐으나 그 뒤로 한 번도 16만원대에 오르지 못했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은 어느 한쪽의 승리로 결론이 날 무렵이 되면 오르던 주가가 순식간에 급락한다"며 "근거 없는 기대감에 기반한 '불나방'식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 2023년 공개매수 공시 기업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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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개매수결과│종목명 │시장 │제출인 │목적 │
│ 보고서 제출일│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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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8 │오스템임플란트│코스닥│덴티스트리인│M&A, 상장폐지 │
│ │ │ │베스트먼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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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6 │에스엠 │코스닥│하이브 │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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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3 │한샘 │유가 │하임 │경영권 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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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8 │에스엠 │코스닥│카카오 │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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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3 │오스템임플란트│코스닥│덴티스트리인│상장폐지 │
│ │ │ │베스트먼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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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4 │한세실업 │유가 │한세예스24홀│경영권 안정 │
│ │ │ │딩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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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7 │일신방직 │유가 │일신방직 │기타(주주가치 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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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8 │루트로닉 │코스닥│한앤코23호 │M&A, 상장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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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0 │루트로닉 │코스닥│한앤코23호 │M&A, 상장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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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5 │현대그린푸드 │유가 │현대지에프홀│지주회사요건충족 │
│ │ │ │딩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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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5 │현대백화점 │유가 │현대지에프홀│지주회사요건충족 │
│ │ │ │딩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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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3 │SK렌터카 │유가 │SK네트웍스 │상장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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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2 │OCI │유가 │OCI홀딩스 │지주회사요건충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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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9 │티엘아이 │코스닥│원익홀딩스 │M&A │
├───────┼───────┼───┼──────┼──────────┤
│2023-10-19 │동국제강 │유가 │동국홀딩스 │지주회사요건충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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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9 │동국씨엠 │유가 │동국홀딩스 │지주회사요건충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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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0 │조선내화 │유가 │시알홀딩스 │지주회사요건충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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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 │한국앤컴퍼니 │유가 │벤튜라 │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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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연합뉴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초부터 최근까지 공개매수결과보고서는 총 17건이 제출됐다.
전날부터 한국앤컴퍼니에 대해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는 MBK파트너스 측을 더하면 총 18건으로 늘어난다.
이는 작년(7건)에 비하면 2.6배로 늘어난 수준이다.
주식 공개매수는 재작년에는 12건, 3년 전에는 6건에 불과했다.
올해 진행됐거나 진행되고 있는 18건의 공개매수 목적(중복 공시 가능)을 살펴보면 '인수·합병(M&A)'이 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주회사 요건 충족'이 6건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상장폐지'는 5건으로 집계됐다.
공개매수 목적을 '경영권 안정'으로 밝힌 곳은 2곳, 나머지 1곳은 '기타(주주가치 제고)'였다.
공개매수는 기업지배권의 획득이나 유지, 강화 등을 목적으로 상장법인의 주식을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매수하는 장외거래를 일컫는다.
현행 자본시장법상은 매수자가 의결권 있는 주식을 6개월간 장외에서 10인 이상의 주주로부터 취득해 보유 지분이 5% 이상이 되는 경우 공개매수 절차에 의해 지분을 매수하도록 규정한다.
지배권 경쟁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경영권 변동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투자자에게 제공하며 모든 주주에 동등한 매도 기회를 부여하는 등 주주간 평등을 도모하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공개매수를 통한 M&A가 거의 없는 편이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말 보고서에서 "현행 제도는 장외에서 일정 비율 이상의 지분을 취득하는 경우 공개매수 절차를 따르도록 하고 있으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적용사례가 거의 없다"며 "인수기업이 공개매수를 하지 않고 소수의 지배주주와 사적 협상으로 기업을 합법적으로 인수할 수 있어 실제로 국내의 M&A 거래는 대부분 공개매수를 거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위기가 바뀐 건 올해 초 주총시즌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들이 전면에 나서면서다.
특히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적극적인 캠페인을 펼쳤고, 이것이 하이브와 카카오 간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으로 번지면서 공개매수는 M&A 거래 방식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공개매수를 통한 M&A가 늘어난 것은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통해 의사결정에 관여하겠다는 주주행동주의 때문"이라며 "법과 제도상 큰 변화는 없었지만 개인투자자 권리 증대라는 커다란 방향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일신방직은 지난 4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134만주를 공개매수하기도 했다.
또 다른 요인은 지주회사 양도세 과세 특례가 올해 말로 일몰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지주회사 전환을 서두르는 기업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지난 9월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에 대한 공개매수와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완료해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고, OCI홀딩스도 인적분할한 OCI 주주들을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해 지주회사 설립 요건을 충족했다.
애초 공개매수가 소액주주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향유할 수 있게끔 하자는 취지로 고안된 제도인만큼, 개인투자자들은 공개매수가 늘어날수록 환영하는 분위기다.
공개매수가 진행되면 당장 주가는 공개매수 단가에 가깝게 뛰고,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 간 분쟁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면 공개매수 단가 이상으로 주가가 급등하기도 한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개매수마다 매수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묻지마'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현재 진행 중인 MBK파트너스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는 청약 물량이 최소 목표수량에 미달하면 한 주도 매수하지 않는다.
경영권 분쟁을 기대하고 급등한 가격에 매수한 투자자는 추후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하이브와 카카오의 SM엔터 인수전이 한창이던 올해 3월 SM엔터 주가는 최고 16만1천200원까지 올랐으나 그 뒤로 한 번도 16만원대에 오르지 못했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은 어느 한쪽의 승리로 결론이 날 무렵이 되면 오르던 주가가 순식간에 급락한다"며 "근거 없는 기대감에 기반한 '불나방'식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 2023년 공개매수 공시 기업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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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개매수결과│종목명 │시장 │제출인 │목적 │
│ 보고서 제출일│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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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8 │오스템임플란트│코스닥│덴티스트리인│M&A, 상장폐지 │
│ │ │ │베스트먼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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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6 │에스엠 │코스닥│하이브 │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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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3 │한샘 │유가 │하임 │경영권 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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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8 │에스엠 │코스닥│카카오 │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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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3 │오스템임플란트│코스닥│덴티스트리인│상장폐지 │
│ │ │ │베스트먼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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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4 │한세실업 │유가 │한세예스24홀│경영권 안정 │
│ │ │ │딩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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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7 │일신방직 │유가 │일신방직 │기타(주주가치 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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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8 │루트로닉 │코스닥│한앤코23호 │M&A, 상장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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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0 │루트로닉 │코스닥│한앤코23호 │M&A, 상장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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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5 │현대그린푸드 │유가 │현대지에프홀│지주회사요건충족 │
│ │ │ │딩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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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5 │현대백화점 │유가 │현대지에프홀│지주회사요건충족 │
│ │ │ │딩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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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3 │SK렌터카 │유가 │SK네트웍스 │상장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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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2 │OCI │유가 │OCI홀딩스 │지주회사요건충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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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9 │티엘아이 │코스닥│원익홀딩스 │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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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9 │동국제강 │유가 │동국홀딩스 │지주회사요건충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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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9 │동국씨엠 │유가 │동국홀딩스 │지주회사요건충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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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0 │조선내화 │유가 │시알홀딩스 │지주회사요건충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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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 │한국앤컴퍼니 │유가 │벤튜라 │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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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