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 첫날 공습 21명 사망…의료 붕괴·가자 남부 확전으로 사태 악화 불가피
[이·팔 전쟁] 가자지구 전투재개로 대규모 민간인 피해 우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일시 휴전 만 7일 만인 1일(이하 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전투를 재개하면서 대규모의 민간인 인명피해와 인도주의 참상이 한층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하마스가 군사작전 중단을 위반하고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발포했다"며 "IDF는 가자지구 하마스 테러 조직에 대해 다시 전투를 시작했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종료 예정 시간인 이날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2시)에 앞서 가자지구에서 날아온 발사체를 요격,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또 전투기를 출격시켜 가자지구의 하마스 목표물을 상대로 폭격을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도 교전 재개 이후 팔레스타인인 최소 21명이 숨지고 다수가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주일 동안 멈췄던 민간인 사망도 다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일시 휴전 전날인 지난달 23일까지 가자지구 내 사망자는 1만4천854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중 여성이 4천여명, 아동이 6천150명에 달했다.

일시 휴전 전까지 교전 기간이 불과 48일밖에 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사망자 수는 21세기에 유례없을 정도로 많은 것이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이는 이스라엘군이 인구 밀집 지역인 가자지구에 2천 파운드(약 907㎏) 크기의 초대형 폭탄을 이용한 공습을 엄청나게 많이 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또 이런 폭격으로 주요 전장인 가자지구 북부가 초토화돼 의료시스템이 붕괴하면서 민간인 피해가 한층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가자 북부지역 병원들의 의료시스템 60% 이상이 기능 불가 상태라고 가자지구 보건부가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달 28일 마거릿 해리스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가 가자지구의 보건시스템을 되살려놓지 못하면 폭격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질병으로 숨지는 것을 보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또 가자지구 북부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거론하면서 "주민들이 안전한 식수와 위생시설에 접근할 수 없고 음식과 약을 구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며 "어린이들이 설사 증세를 호소하는 사례를 많이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상당수 가자지구 남부로 달아나 은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하마스 조직원들을 공격하기 위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에서도 공격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살아남은 가자지구 주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전 시작에 앞서 주민들에게 가자지구 남부로 대피하라고 경고한 결과 가자지구 주민 230만여명 중 약 3분의 2가 남부로 피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제 이스라엘군이 남부까지 공격하면 이들은 폐허만 남은 북부로 돌아갈 수도, 봉쇄된 국경 너머로 달아날 수도 없이 좁은 지역에 갇힌 채 꼼짝없이 목숨을 운에 맡겨야 하는 처지가 된다.

이처럼 대규모 인명피해가 우려되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이스라엘을 방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을 만나 민간인 보호 필요성을 강하게 주문했다.

블링컨 장관은 회동 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가자지구 북부에서 보았던 대규모 민간인 생명 손실과 대규모 이주가 (이스라엘이 본격 공격을 준비 중인) 가자지구 남부에서 반복되지 않는 것이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 민간인 희생 최소화 계획을 시행하라고 말했다고 소개한 뒤 "그것은 가자지구 남부·중부에서 전화(戰火)를 피할 수 있는 안전한 지역을 분명하고 정확하게 지정하는 것을 포함해 민간인 생명을 보호할 더 효과적인 조치들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팔 전쟁] 가자지구 전투재개로 대규모 민간인 피해 우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