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진정부부 유튜브
출처=진정부부 유튜브
딸과 일상을 공유하며 구독자 88만명을 모은 인기 유튜버 '진정부부'가 유튜브를 그만두겠다고 돌연 선언했다. 유튜브가 인기를 끌면서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29일 아빠 이경진씨, 엄마 김민정씨, 딸 이루다 양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진정부부'에 '곧 100만 유튜버인데도 우리가 유튜브를 그만두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구독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2019년 개설된 '진정부부' 채널은 처음에는 부부의 일상을 다루다 딸이 태어나면서 육아 채널로 거듭났다. '진정부부'의 월 수익은 150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씨는 "원래 약속대로 올해 말까지 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힘들어서 11월까지만 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많은 분들이 '곧 100만인데 왜 그만둘까' 하시더라"며 "여러 이유가 있지만 아이랑 같이 하니까 뭔가 생각대로 되지 않기도 하고 짜여진 대로 할 수도 없어서 힘들다"고 설명했다.

영상에 따르면 부부는 올 초부터 업로드 중단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들은 루다가 유치원에 갈 때쯤 그만둘 거라고 계속 얘기를 해왔다고 전했다. 이씨는 "유튜브를 하면서 루다가 점점 유명해지고 놀이터를 가도 누가 알아보고 모든 관심이 아이에게 쏠릴 때가 있다"며 "너무 감사하지만 아이의 인격 형성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점을 걱정했다"고 언급했다. 루다가 카메라를 점점 의식하면서 유튜브를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올해 초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예전에는 여행 가는 일이 설렜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일처럼 느껴져 이 또한 루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이 갈 것이 우려됐다고 했다. 또 유튜브 활동을 이어오며 악플에 대한 타격감은 줄었지만 정신이 피폐해졌다고도 언급했다.

부부는 구독자 요청과 자신들의 부모의 뜻에 따라 지금까지 올린 영상은 비공개로 전환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유튜브를 한 이유는 루다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였다. 특별한 날은 또 영상을 열심히 찍게 될 것이다. 그럴 때는 가끔 근황을 전하는 식으로 올릴 수도 있다"며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이들의 마지막 영상은 1일 오전 현재 41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댓글은 4100여개가 달렸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훌륭한 선택", "딸 걱정 때문에 잘 나가던 유튜브를 접다니 대단하다", "아쉽지만 딸을 위한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 등 반응을 남겼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