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명절·축제 갔다가 가족·친구와 한꺼번에 납치…일부만 풀려나
2차 명단 어린이 7명·성인 여성 6명…추가로 태국인 4명도 석방

"두고온 아빠 걱정에…" 풀려나고도 기뻐하지 못하는 인질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일시 휴전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2차 인질 석방이 이뤄졌지만, 가족과 함께 납치됐다 풀려난 이들은 아직 가자지구에 붙잡힌 가족 걱정에 피말리는 심정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날 2차 석방을 통해 풀려난 인질 13명 중에는 지난달 명절 등을 맞아 가족과 함께 있다가 하마스에 붙잡혔던 구성원 6명이 포함돼 있다.

쇼산 하란(67) 가족은 지난달 비에리 키부츠에서 유대인 명절 초막절을 기념하던 중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았다.

쇼산의 남편 아브샬롬, 아브샬롬의 여동생과 그의 남편은 당시 살해당했고, 쇼산과 다른 가족 6명은 하마스에 인질로 잡혔다.

쇼산은 딸인 아디 쇼함(38)과 손자 나베(8), 손녀 야헬(3)과 함께 이날 석방됐으나 사위(38)는 여전히 하마스에 억류돼 있다.

이처럼 가족 중 일부는 사망하고 일부는 아직 하마스에 붙잡혀있어 기적과도 같은 생환 에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식물학자인 쇼산 하란은 이스라엘과 독일 이중국적자이며, 그의 가족들은 독일 정부와 함께 구출 노력을 해왔다.

지난달 7일 이스라엘 남부 음악축제에서 18살 남동생과 함께 하마스에 의해 납치된 마야 레게브(21)도 2차 석방으로 풀려났으나 남동생은 여전히 하마스에 붙잡힌 상태다.

이들 남매와 함께 음악 축제에 참석했던 한 친구도 아직 가자지구에 붙들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야의 어머니는 이날 가족들의 엇갈린 심정을 전했다.

그는 "마야가 지금 우리를 향해 오고 있어 흥분되고 기쁘다"며 "그렇지만 아들 이타이가 아직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붙잡혀 있기 때문에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두고온 아빠 걱정에…" 풀려나고도 기뻐하지 못하는 인질들
비에리 키부츠에서 아버지와 함께 납치된 알마 오르(13)와 노암 오르(17)도 이날 풀려났지만, 이들의 아버지인 드로르는 아직 가자에 억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매의 어머니인 요나트는 하마스의 공격 당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힐라 로템 쇼샤니(12)도 지난달 7일 비에리 키부츠에서 어머니 라야와 함께 납치됐지만 이날 혼자 풀려났다.

라야는 아직 가자지구에 붙잡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역시 비에리 키부츠에서 납치된 시리 와이스(53)와 그의 딸인 노가 와이스(18)도 이번에 풀려났다.

시리의 남편이자 노가의 아버지인 일란은 아직 하마스에 붙잡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2차 석방으로 풀려난 이스라엘 인질은 3∼16세 미성년자 7명, 18∼67세 여성 6명이다.

전날 1차로 13명이 석방된 데 이어 동일한 숫자로, 당시 미성년자 4명, 성인 여성 9명이었다.

비에리 키부츠에 있는 친구 집에서 잠을 자다가 하마스에 납치된 소녀 에밀리 핸드(9)도 이번 석방 명단에 포함됐다.

초기 사망설이 나오면서 딸이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가느니 살해된 것이 다행이라는 아버지의 인터뷰를 통해 전 세계로 사연이 알려진 에밀리는 뒤늦게 생존이 확인되면서 이날 무사히 아빠 품으로 돌아갔다.

2차로 풀려난 13명 중에는 독일-이스라엘 이중국적자 4명이 포함됐다.

독일 외무 장관은 SNS에 올린 글에서 이같은 석방 소식에 "안도했다"면서 "우리는 아직 하마스에 붙잡힌 이들이 풀려나도록 온힘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2차 석방에서 외국인 4명도 함께 석방했으며, 이들은 전원 태국 국적이다.

이는 전날 1차 석방에서 풀려난 외국인 11명보다는 줄어든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