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창원군에서 공직 시작…1996년부터 경남도 사진 담당
제2인생은 '자연에 포커싱'…주남저수지 탐조학교 운영 계획
30년 넘게 경남 이모저모 기록, 턱수염 공무원 최종수씨 퇴임
30년 넘게 카메라로 경남 이모저모를 기록한 경남도청 소통담당관 소속 사진 담당 최종수(60) 주무관이 공직을 마감한다.

최 주무관은 오는 22일까지 근무를 끝으로 장기근속휴가를 거쳐 1년간 공로연수에 들어간다.

정년 퇴직일은 2024년 12월 31일이다.

그는 1990년대 초 공직을 시작해 퇴직할 때까지 쭉 카메라로 경남을 기록했다.

마지막 출근을 이틀 남겨둔 20일 경남도청에서 그와 만났다.

"경남대 생물학과에 다니면서 곤충채집을 많이 다녔어요.

곤충 사진을 잘 찍으려고 신문방송학과 사진 실기를 청강하면서 카메라와 인연을 맺었죠"
그는 1992년 10월 창원군에서 공보실 사진 담당으로 공직 첫발을 뗐다.

1995년 도·농 통합으로 창원군이 마산시와 합쳐지면서 마산시 공무원이 됐다.

이듬해 4월 3일 경남도청으로 전입한 후 거의 30년가량 경남도청 사진 담당으로 경남을 기록했다.

업무 특성상 30년 넘게 김혁규·김태호·김두관·홍준표·김경수 전 지사와 현 박완수 지사까지 경남지사 6명, 장인태·김채용·임채호·한경호·류순현·하병필·박성호 등 경남지사 권한대행 7명, 김수영·황철곤 등 창원군수 2명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30년 넘게 경남 이모저모 기록, 턱수염 공무원 최종수씨 퇴임
그는 "그동안 카메라 수십 대가 내 손을 거쳐 갔고, 도지사를 따라 경남도를 수백바퀴 돌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염을 기르는 공무원으로 유명했다.

상대방에게 자신을 각인시키고자 20년 전쯤 기르기 시작한 텁수룩한 수염이 트레이드 마크다.

최 주무관은 "공무원 품위유지 의무를 벗어났다며 여러 차례 위에서 지적을 하는 등 공직사회에서 수염을 기르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꿋꿋이 버텼다"며 "시대가 변하면서 이제는 뭐라 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생태사진작가로도 활동했다.

주말에 틈틈이 경남도청과 가까운 철새도래지 주남저수지를 찾아 철새 생태를 사진으로 남겼다.

그는 퇴직 후 2020년 개설한 유튜브 '최종수 초록TV'를 통해 자연을 카메라로 담아 유튜브로 소개하는 일을 하려 한다.

구체적으로 그는 진정한 자유인이 되는 2025년 1월부터 주남저수지에 탐조학교를 운영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경남도정 기록을 멈추면서 이제는 자연에 카메라 포커스를 맞추겠다"고 말했다.

30년 넘게 경남 이모저모 기록, 턱수염 공무원 최종수씨 퇴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