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서밋·애플 CEO 접견 등 경제외교에도 힘써…한중 정상회담은 사실상 불발
한미일 삼각결속 다진 尹대통령, APEC서 글로벌위기 해법 제시
윤석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2박 3일간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외교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참석한 제30차 APEC 정상회의에서 이상 기후, 공급망 붕괴 등 글로벌 복합위기 속 우리나라의 리더십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

정상회의 틈틈이 각국 정상들을 접촉하며 경제협력 강화,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지지표 확보 등에 공을 들였다.

특히 미국, 일본과는 지난 8월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에 이어 다시 굳은 결속력을 드러냈다.

그러나 한중 관계 회복의 상징적 장면이 될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한미일 삼각결속 다진 尹대통령, APEC서 글로벌위기 해법 제시
◇ 한미일 결속 재확인…기시다와는 7번째 정상회담
APEC에서는 한미일 정상 회동이 별도로 이뤄졌다.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만 3개월만으로, 3국 협력의 동력을 이어가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념 촬영 후 약 10분간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 "미국 대통령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 덕분에 짐을 크게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이 전했다.

빼곡한 APEC 일정 속에서도 기념사진 촬영과 비공개 대화 시간을 마련해 3국 결속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이다.

한미일 정상은 APEC을 계기로 개최된 미국 주도의 경제협력체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2차 정상회의에도 함께 참석해 공급망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는 APEC 기간 수시로 만나며 정상 간 신뢰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올해 7번째로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일관계 성과를 다양한 분야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자는 데 공감했다.

APEC과는 별도로 스탠퍼드대 좌담회에도 함께 참석해 한일, 한미일 첨단 기술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한중이 계속 물밑 조율해왔던 윤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회담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한중 정상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1년 만에 대면했지만, APEC 첫 세션 시작 전 3분가량 악수한 뒤 담소하는 데 그쳤다.

두 정상 모두 일정이 빠듯했고 특히 6년 만에 방미한 시 주석 일정 조율이 여의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간 소원했던 한중 관계가 한미일 밀착 속에서 여전히 원활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공고한 한미일 결속을 자산으로 한중 관계까지 개선하려던 전략이 이번에는 성사되기 어려웠던 셈이다.

시 주석은 나흘의 방미 동안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총리와 차례로 회담을 진행했다.

한미일 삼각결속 다진 尹대통령, APEC서 글로벌위기 해법 제시
◇ 글로벌 복합위기 속 한국 리더십 제시…양자 외교전
윤 대통령은 '모두를 위한 회복력 있고 지속 가능한 미래 창조'를 주제로 한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공급망 불안정, 기후 위기 등 겹겹의 난제 속에서 APEC이 모색할 방향을 제안했다.

기후 위기를 의제로 한 세션1에서는 무탄소 에너지 활용, 친환경 이동 수단 전환, 기후 격차 해소의 3가지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역할과 기여를 설명했다.

세션2에서는 규범 기반의 질서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국제사회가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천명했다.

윤 대통령은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계기에 APEC CEO 서밋, 팀 쿡 애플 CEO 접견 등 경제외교에도 공을 들였다.

각국 정상과 빅테크 기업 CEO 등 1천200여명이 참석한 CEO 서밋에서는 '세계 경제 연결성'을 강조하며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APEC의 최우선 협력과제로 추진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CEO 서밋에 참석하기에 앞서 아민 GM 부회장, 앨프리드 켈리 비자 회장 등과도 만났다.

아민 부회장은 "한국 정부의 과감한 규제 개혁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제도 개선으로 기업 활동에 자신감이 생겼다"며 "한국에서의 생산을 계속 늘려가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과 쿡 CEO의 첫 만남도 화제였다.

쿡 CEO가 "한국 도움이 없었으면 애플이 현재 위치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향후에도 한국의 역량 있는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협력과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APEC을 계기로 칠레, 페루, 베트남, 캐나다, 멕시코 등 다양한 국가 정상들과도 연달아 만났다.

윤 대통령은 북러 군사 협력에 맞서 공조 필요성을 언급했으며, 엑스포 개최지 최종 투표를 앞두고 부산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한미일 삼각결속 다진 尹대통령, APEC서 글로벌위기 해법 제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