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한유섬이 중심 잡고, 유망주가 성장하는 게 가장 좋은 그림"
"10년 동안 코치로 1·2군 오가고, 단장으로 일한 경험이 SSG에 도움 되길"
이숭용 SSG감독 "리빌딩 아닌 리모델링…한유섬·조형우가 핵심"
이숭용(52) SSG 랜더스 신임 감독이 '리빌딩이 아닌 리모델링'을 자신이 추구할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숭용 감독은 SSG 사령탑으로 선임된 1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 팀에는 좋은 베테랑과 발전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이 잘 섞여 있다"며 "이런 구성을 살펴보면 급격하게 팀을 바꾸는 리빌딩보다는, 안정적으로 변화를 꾀하는 리모델링이 더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kt wiz에서 10년 동안 코치로 1, 2군을 오가고, 단장으로도 일했다"며 "내가 쌓은 경험이 SSG가 '오랫동안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는 팀'이 되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다른 코칭스태프, 선수, 프런트와도 잘 소통하며 더 나은 방향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SSG는 "이숭용 신임 감독과 2년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 9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숭용 SSG감독 "리빌딩 아닌 리모델링…한유섬·조형우가 핵심"
2019∼2021년 kt 단장으로 일한 이숭용 SSG 신임 감독은 박종훈 KBO 경기 운영 위원,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양상문 현 SPOTV 해설위원, 장정석 전 KIA 타이거즈 감독, 손혁 한화 이글스 단장에 이어 KBO리그 역대 6번째로 단장과 감독으로 모두 일한 야구인이 됐다.

단장으로 먼저 일하고, 1군 감독으로 선임된 건, 이숭용 감독이 처음이다.

이 감독은 "내가 (단장으로 먼저 일하고서 1군 공식 사령탑이 된) 첫 사례라는 건 전혀 몰랐다"며 "성공 사례로 남고 싶다"고 웃었다.

1994년 인천을 연고로 한 태평양 돌핀스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숭용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와 히어로즈를 거쳐 2011년 은퇴했다.

구단이 매각 과정을 거쳐, 이름을 바꿨지만 이숭용 감독은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았다.

현대 시절에는 네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1998, 2000, 2003, 2004년)을 차지하기도 했다.

개인 통산 성적은 2천1경기 타율 0.281(6천139타수 1천727안타), 162홈런, 857타점이다.

2012, 2013년 해설자로 잠시 더그아웃을 떠난 이숭용 감독은 2014년 kt의 타격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코치, 단장, 육성총괄로 10년 동안 kt에서 일하며 2021년 창단 첫 우승의 기쁨을 함께 누린 이숭용 감독은 올해 10월 말 kt와 작별했다.

이숭용 SSG감독 "리빌딩 아닌 리모델링…한유섬·조형우가 핵심"
SSG는 2021년부터 팀을 지휘해 2022년 통합우승을 일구고, 2023년에도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김원형 전 감독을 계약 기간 2년을 남긴 상태에서 경질했다.

김원형 전 감독을 경질하며 SSG 구단이 내세운 배경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팀을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SSG가 택한 '변화와 혁신을 이끌 지도자'는 이숭용 신임 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그동안 폭넓게 야구를 봤다.

SSG에서도 넓은 시야로 팀을 살피고, 내부 인사들과 소통하면서 변화를 추구하겠다"며 "(면접 등을 통해) SSG 구단과 내가 추구하는 방향이 같다는 걸 확인했다.

협업하면서 단단한 SSG 문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베테랑을 배척하는 문화는 만들지 않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우리 팀에는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투타 김광현, 최정이 있다"며 "베테랑 선수들이 유망주들의 우산이 되어, 유망주들의 성장을 돕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숭용 감독이 꼽은 '키 플레이어'가 1989년생 베테랑 외야수 한유섬, 2002년생 신예 포수 조형우라는 점은 무척 상징적이다.

이숭용 SSG감독 "리빌딩 아닌 리모델링…한유섬·조형우가 핵심"
이 감독은 "한유섬이 팀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한유섬이 중심을 잡고, 전의산 같은 좋은 유망주가 성장하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라며 "조형우도 내년부터 핵심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조형우는 리빌딩의 중심에 설 만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이숭용 감독은 2021년 kt에서 단장으로 '창단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당시 kt 사령탑이었고 지금도 kt를 이끄는 이강철 감독은 이숭용 감독과 통화하며 "감독으로 롱런하시라"고 덕담했다.

이숭용 감독은 "프로 생활을 시작한 태평양의 홈이 인천이었고, 선수로 우승한 현대, 단장으로 정상에 오른 kt의 홈은 수원이다.

인천 팀 SSG로 돌아온 내가 내년에 수원과 인천에서 kt와 맞선다"며 "어떤 기분일지 아직 상상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SSG를 '내실 있는 강팀'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는 확고하다.

이숭용 감독은 "지금 우리 구단은 내실을 다지는 데 조금 더 무게를 둬야 한다.

하지만, 프로구단이 성적을 포기할 수는 없다"며 "SSG가 '내실 있는 강팀', '점점 좋아지는 팀'이 되도록 내가 가진 모든 걸 쏟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