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도 기업 실적도…아직 튼튼한 미국 소비 [나수지의 미나리]
1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매판매는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소비가 아직도 강하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미국 10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1% 감소해 예상치인 0.3% 감소를 웃돌았습니다. 미국 소매판매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지난 3월 이후 처음입니다. 항목별로 보면 금리가 높아지면서 자동차 판매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가스와 자동차를 제외한 나머지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1%를 기록해 예상치인 0.0%를 웃돌았습니다.

이 날 발표된 소매업체들 역시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4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습니다. 타깃은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2.1달러로 예상치인 1.47달러보다 웃도는 실적을 내놨습니다. 매출은 254억달러로 역시 예상치(252억달러)보다 많았습니다. 실적이 예상을 웃돌기는 했지만 동일매장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4.9% 감소해 2분기 연속 줄었습니다. 타깃은 매출의 60%가 의류 등 임의소비재에서 발생합니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식품 등 생필품 소비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지만 의류 등 임의소비재 소비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브라이언 코넬 타깃 CEO는 "연말 쇼핑객들이 매장과 웹사이트에 몰려들더라도 매출이 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아직 연말 판매를 평가하기는 이른 상황이어서 추세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가형 매장인 티제이맥스를 운영하는 TJX는 3분기 EPS가 1.03달러로 예상치인 0.99달러를 웃돌았다고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133억달러로 예상치인 130억달러를 역시 웃돌았습니다. TJX의 동일 매장을 기준으로 한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늘었습니다. 이와 함께 TJX는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한 번 더 높여잡았습니다. 이전에는 동일 매장 기준으로 매출이 전년대비 3~4%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실적발표에서는 4~5% 증가로 높여잡았습니다. 어니 허먼 TJX CEO는 "연말 쇼핑 시즌을 위한 쇼핑장소로서 강력한 입지를 확보했다"며 "4분기 실적도 힘차게 시작했다"고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습니다.
지표도 기업 실적도…아직 튼튼한 미국 소비 [나수지의 미나리]
같은 날 발표된 10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을 크게 하회했습니다. 소비가 경제를 뒷받침하는 가운데 물가는 떨어지는 흐름이 나타난겁니다. 월가에서는 10월 PPI가 전월대비 0.1%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반대로 0.5% 감소했습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1.3% 상승해 역시 예상치인 1.9%를 밑돌았습니다.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물가가 6.5% 하락하면서 상품가격이 1.4% 떨어졌습니다.

이 날 미국증시 오전장에서 3대 지수는 모두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전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데 이어 생산자물가지수까지 예상을 밑돈 점이 시장을 안심시켰습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