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가자서 우리가 못갈 곳 없어"…하마스 잔존 가자 남부 겨냥
민간인 피해·대규모 난민 사태 우려에도 이스라엘 전쟁지속 방침 확고
가자 북부 장악 이스라엘, 국제사회 우려에도 남부 진격 의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대 규모 알시파 병원을 포함해 가자 북부 지역을 거의 접수한 데 이어 다음 목표는 가자 남부가 될 것이라고 16일(현지시간) AP 통신이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가자지구 장벽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에게 "가자에서 우리가 가지 못할 곳은 없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들은 우리가 가자시티 외곽에 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으나 우리는 갔다.

그들은 우리가 알시파 병원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지만 우리는 들어갔다"며 이처럼 강조했다.

전직 보안 사령관들의 모임인 이스라엘 국방안보포럼의 아미르 아비비 대표 역시 "가자지구 전체를 완전 접수하지 않고는 하마스를 파괴할 수 없다.

그건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지금 작전을 중단하는 것은 선택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 발언은 이스라엘이 알시파 병원에 전격 진입해 하마스의 작전 본부와 무기들을 찾아냈다고 발표한 뒤에 나왔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공격에 맞서 전쟁에 나선 이스라엘은 대대적 공습에 이어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인 지상전에 돌입, 가자지구 북부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했다.

그리고 전날에는 알시파 병원에 진입하는 등 가자 북부의 주요 시설을 잇따라 장악하며 가자 북부 지상을 거의 통제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 등이 가자지구 전체에 대한 진격 의지를 밝힌 것은 모든 인질의 석방과 하마스의 군사·통치 능력의 파괴라는 2가지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가자 북부 장악 이스라엘, 국제사회 우려에도 남부 진격 의지
이에 따라 이스라엘군의 다음 목표는 자연스럽게 가자지구 남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자지구 남부에는 여전히 수천 명의 무장세력과 지하 터널 네트워크 등 하마스의 군사 인프라가 존재하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은 하마스 수뇌부가 가자지구 남부에 은신 중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는 국제적 여론과 대규모 피란민 사태라는 걸림돌이 있다고 AP는 분석했다.

하마스가 주거 지역에 근거지를 마련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자지구 남부에서의 교전은 또 다른 대규모 민간인 희생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삼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조차 급증하는 민간인 피해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예상되는 대량의 피란민 사태에 대해서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서부 또는 이집트에 인도주의적 난민 캠프인 '무와시'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 여러 문제점이 지적된다.

이집트는 대규모 피란민 유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이 확고하고, 저개발·소규모로 예상되는 난민 캠프의 겨울철 난민 수용 능력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무리한 이주를 밀어붙일 경우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직후 팔레스타인인 70만 명이 고향에서 쫓겨난 '가자 나크바' 사건의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도 있다.

가자 북부 장악 이스라엘, 국제사회 우려에도 남부 진격 의지
그럼에도 이스라엘의 태도는 요지부동이다.

기오라 에일랜드 전 이스라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의장은 이스라엘 내에서 전쟁에 대한 지지가 광범위하다면서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전쟁을 멈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전쟁이 앞으로 2∼3개월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피할 합리적 방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모두가 그곳에서 끔찍한 장면을 보겠지만, 그것이 이스라엘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