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반유대주의 행위 규탄에 한 뜻…"맞서 싸워야"
무슬림 대표 "반유대주의 아닌 전체 인종차별과의 싸움 돼야"
[이·팔 전쟁] 마크롱, 종단 대표들 불러 "청소년 교육" 당부
프랑스 내 반유대주의가 확산하며 사회문제로 번지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종교 교단 대표들을 한 자리에 초청해 통합을 촉구했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 르몽드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0분 엘리제궁에 유대교, 이슬람교 등 종교 대표들을 초청했다.

이날 자리는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11일 '국민에게 보낸 서한'에서 국민 통합과 유대를 촉구한 데 이어 단결의 메시지를 거듭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특히 각 종단 대표에게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을 당부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최근 파리 지하철 안에서 청소년들이 "유대인을 강간하자"고 노래하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져 사회에 충격을 준 일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파리 검찰청은 이와 관련해 미성년자 8명을 체포했다고 이날 밝혔다.

종단 대표들도 종교 간 갈등을 넘어 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데에는 뜻을 함께했다.

프랑스 내 유대교를 대표하는 수석 랍비 하임 코르시아는 회의 후 기자들에게 "대통령의 어조가 매우 강했다"며 "우리는 서로에게 공감해야 하고 반유대주의와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물랭-보포르 프랑스 주교회의 의장도 "반유대주의는 인간 영혼의 질병"이라고 비난하며 모든 형태의 혐오와 차별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무슬림 대표자 역시 반유대주의 움직임은 비판받아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프랑스 내 무슬림을 대표하는 아피즈 솀 에딘은 "이슬람과 무슬림은 반유대주의가 될 수 없다"며 "반유대주의는 프랑스의 이슬람 사원에 발을 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프랑스 내 반유대주의 움직임뿐 아니라 반무슬림 행위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날 프랑스에서 열린 대규모 반유대주의 반대 행진은 "반유대주의와의 싸움이 아니라 인종차별과의 싸움으로 만들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전날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대도시 곳곳에서는 18만여명이 모여 반유대주의 행위를 규탄하는 행진을 했다.

파리 행진에는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를 비롯해 니콜라 사르코지·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등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