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30명 설문 결과…'바쁠 때 몰아서 일하기' 개편에 찬성 더 많아
주52시간제는 '안착 중'…국민 절반 "장시간 근로 줄어", 사업주 85% "애로사항 없어"
근로자 41% '연장근로단위 확대' 동의…"제조업·생산직에 필요"
근로자와 일반 국민 10명 중 4명 이상은 현재 주 단위인 연장시간 관리를 월 단위 등으로 확대해 주 52시간제를 유연화하는 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8월 근로자 3천839명, 사업주 976명, 국민 1천215명 등 총 6천30명을 대상으로 근로시간 관련 대면 설문조사를 하고 13일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근로시간 개편 방안이 장시간 근로 우려를 불러옴에 따라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다.

근로시간 개편 방향과 현행 주 52시간제에 대한 인식, 근로시간 실태 등을 살펴봤다.

조사 결과 '현 근로시간 제도로 장시간 근로가 감소했다'는 데 대해 근로자의 48.5%, 사업주 44.8%, 국민 48.2%가 동의했다.

동의하지 않는 비율은 근로자 16.1%, 사업주 15.0%, 국민 23.0%였다.

'현 근로시간 제도로 업무시간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데에도 절반 가까이 공감을 표했지만, 동시에 국민 54.9%, 근로자 44.2%는 '현 제도는 업종·직종별 다양한 수요가 반영되기 어렵다'고 인식했다.

사업주를 대상으로 최근 6개월간 주 52시간제로 어려움을 겪은 적 있는지 물었더니 14.5%가 있다고 답했다.

예측하기 어려운 업무량 변동이나 일시적인 인력 부족에 대한 대응의 어려움 등이었다.

애로사항이 있다는 응답은 사업시설(32.6%)과 제조업(27.6%)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주 52시간제로 인한 애로사항이 없다고 답한 사업주는 85.5%에 달했다.

근로자 41% '연장근로단위 확대' 동의…"제조업·생산직에 필요"
현재 '주 단위'인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월 단위' 등으로 확대해 바쁠 때 더 많이 일하고 덜 바쁠 때 쉴 수 있게 하는 근로시간 개편 방향에 대해선 동의하는 응답이 더 많았다.

근로자의 41.4%, 사업주 38.2%, 국민 46.4%가 연장근로 관리 단위 확대에 동의했다.

비동의 응답률은 각각 29.8%, 26.3%, 29.8%였다.

동의 또는 보통 응답을 한 이들에게만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 후속 질문을 한 결과 '월 단위'(근로자 62.5%, 사업주 59.3%)로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확대할 경우 주 상한 근로시간을 설정하는 것엔 근로자 48.7%, 사업주 38.7%가 동의했다.

이 경우 적절한 범위를 '주 60시간 이내', '주 64시간 이내', '64시간 초과' 중에 고르게 했을 때 근로자 75.3%, 사업주 74.7%가 60시간 이내를 택했다.

상한시간이 64시간을 초과해야 한다는 응답은 근로자의 0.5%, 사업주의 0.7%에 그쳤다.

연장근로 단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업종으로는 제조업(근로자 55.3%, 사업주 56.4%)이 가장 많이 꼽혔고, 그다음이 건설업(근로자 28.7%, 사업주 25.7%)이었다.

특히 제조업 근로자의 경우 63.6%가 제조업에서 연장근로 단위가 확대돼야 한다고 답했다.

직종으로는 근로자와 사업주의 30%가량이 '설치·정비·생산직'을 꼽았다.

경영·사무·금융·보험직에 대해선 근로자의 14.1%, 사업주 12.6%만이 주 52시간제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 52시간제가 현장에 안착하고 있으나, 다양한 업종·직종별 수요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인식과 일부 업종·직종에 연장근로 관리 단위 확대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부 업종과 직종에서 연장근로 관리 단위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식의 정책 방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 개선 시 장시간 근로를 방지하기 위한 개선 방안이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