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옛명성 다시' APEC정상 맞는 샌프란 탈바꿈, 일부 골목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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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이후 최대규모 국제행사…마약·범죄로 오명, 관광지 명예회복 부심
"계속 살고 일하고 방문하고 싶은 능력 전세계 보여줄 것"…시장 환골탈태 선언
곳곳 교통 통제, 회의장 주변 3m높이 철제 울타리…팔 지지 시위 등 예상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개막한 11일(현지시간) 오전 10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내 중심가인 텐더로인 거리.
평소 길을 지나가기 쉽지 않을 정도로 노숙자로 붐볐던 한 주택가 거리가 텅 비어 있었다.
차에서 내리면 머리를 띵하게 했던 케케묵은 냄새도, 시큼한 대마초 냄새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거리에는 쓰레기도 많지 않았고, 청소차는 물을 뿌리며 청소하고 있었다.
노숙인 텐트가 군데군데 눈에 띄긴 했지만, 지나가기 힘들 정도는 아니었다.
이 지역 한 가게 주인은 "최근 노숙인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에서 텐트를 많이 치운 것 같다"고 말했다.
21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대형 국제 외교 이벤트를 치르면서 시가 정비에 나선 까닭이다.
텐더로인은 APEC 회의장인 모스코니센터에서 불과 1마일(1.6㎞) 떨어져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골든게이트'(금문교)로 유명한 미 서부역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전세계 첨단 기술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와 인접해 젊은 창업가들이 모이는 활기찬 도시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거리에는 노숙인과 마약 중독자로 넘쳐나고 약탈 등 범죄도 심심찮게 발생하면서 대표적 관광지로서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빅테크 사무실도 비어가고 부촌 이미지도 퇴색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APEC 회의를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계기로 삼아 탈바꿈하려고 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코로나 여파로 테크 기업의 무더기 이탈을 겪은 샌프란시스코가 APEC 회의를 계기로 변신을 꾀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번 APEC 회의가 팬데믹 이후 지역 경제 부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에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회의는 1945년 유엔 국제기구 회의가 열린 이후 이곳에서 열리는 가장 큰 국제 행사다.
런던 브리드 시장은 "APEC은 샌프란시스코의 유구한 역사에 길이 남을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며 "계속 살고, 일하고, 방문하고 싶은 세계적 수준의 경험을 창출하는 시의 능력을 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는 모스코니센터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은 곳에 노숙인 쉼터를 마련해 노숙인들에게 이동을 권하고 있다.
마약 투약을 하는 데 쓰고 길에 버린 쓰레기는 치워지고 군데군데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은 정비됐다.
새로운 벽화로 채워진 벽도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노숙인이 아직 그대로인 골목도 곳곳에 있었다.
이곳에 산다는 중국인 부부는 "저쪽으로 가면 노숙인이 여전히 있다"며 손을 가리켰다.
한 블록을 올라가자 시큼한 냄새가 금새 몰려왔다.
한 블록 사이에 10명 가까이 되는 노숙인과 텐트가 금방 눈에 들어왔다.
한 남성은 뭔가를 투약한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움직임이 없이 서 있었다.
가게는 오픈했지만, 혹시 모를 사고에 철제 문으로 가려져 있었고 거리에는 혼자 다니는 사람은 잘 눈에 띄지 않았다.
시 당국은 이번 회의의 하이라이트인 15∼17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국의 특급 손님 맞이에 차질이 없도록 분주한 모습이다.
각국 정상이 모이는 모스코니센터 주변에는 만약에 있을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교통이 통제됐다.
회의 첫날이라 전면적인 통제가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곳곳에 차단막이 설치되고 경찰관이 통제하고 있었다.
각국의 정상들이 모두 모이는 15일부터는 이 일대가 전면 폐쇄된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회의장을 둘러싸고는 3m 높이 가량의 철제 울타리가 설치됐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현지 경찰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예상되는 시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긴장감도 감지되고 있다.
다른 APEC 회의 때마다 행사장 앞에 모여들었던 기후변화 단체와 국제노동자 권리 단체에 더해 이번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과 관련,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가들도 시위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연합뉴스
"계속 살고 일하고 방문하고 싶은 능력 전세계 보여줄 것"…시장 환골탈태 선언
곳곳 교통 통제, 회의장 주변 3m높이 철제 울타리…팔 지지 시위 등 예상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개막한 11일(현지시간) 오전 10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내 중심가인 텐더로인 거리.
평소 길을 지나가기 쉽지 않을 정도로 노숙자로 붐볐던 한 주택가 거리가 텅 비어 있었다.
차에서 내리면 머리를 띵하게 했던 케케묵은 냄새도, 시큼한 대마초 냄새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거리에는 쓰레기도 많지 않았고, 청소차는 물을 뿌리며 청소하고 있었다.
노숙인 텐트가 군데군데 눈에 띄긴 했지만, 지나가기 힘들 정도는 아니었다.
이 지역 한 가게 주인은 "최근 노숙인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에서 텐트를 많이 치운 것 같다"고 말했다.
21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대형 국제 외교 이벤트를 치르면서 시가 정비에 나선 까닭이다.
텐더로인은 APEC 회의장인 모스코니센터에서 불과 1마일(1.6㎞) 떨어져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골든게이트'(금문교)로 유명한 미 서부역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전세계 첨단 기술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와 인접해 젊은 창업가들이 모이는 활기찬 도시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거리에는 노숙인과 마약 중독자로 넘쳐나고 약탈 등 범죄도 심심찮게 발생하면서 대표적 관광지로서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빅테크 사무실도 비어가고 부촌 이미지도 퇴색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APEC 회의를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계기로 삼아 탈바꿈하려고 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코로나 여파로 테크 기업의 무더기 이탈을 겪은 샌프란시스코가 APEC 회의를 계기로 변신을 꾀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번 APEC 회의가 팬데믹 이후 지역 경제 부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에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회의는 1945년 유엔 국제기구 회의가 열린 이후 이곳에서 열리는 가장 큰 국제 행사다.
런던 브리드 시장은 "APEC은 샌프란시스코의 유구한 역사에 길이 남을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며 "계속 살고, 일하고, 방문하고 싶은 세계적 수준의 경험을 창출하는 시의 능력을 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는 모스코니센터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은 곳에 노숙인 쉼터를 마련해 노숙인들에게 이동을 권하고 있다.
마약 투약을 하는 데 쓰고 길에 버린 쓰레기는 치워지고 군데군데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은 정비됐다.
새로운 벽화로 채워진 벽도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노숙인이 아직 그대로인 골목도 곳곳에 있었다.
이곳에 산다는 중국인 부부는 "저쪽으로 가면 노숙인이 여전히 있다"며 손을 가리켰다.
한 블록을 올라가자 시큼한 냄새가 금새 몰려왔다.
한 블록 사이에 10명 가까이 되는 노숙인과 텐트가 금방 눈에 들어왔다.
한 남성은 뭔가를 투약한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움직임이 없이 서 있었다.
가게는 오픈했지만, 혹시 모를 사고에 철제 문으로 가려져 있었고 거리에는 혼자 다니는 사람은 잘 눈에 띄지 않았다.
시 당국은 이번 회의의 하이라이트인 15∼17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국의 특급 손님 맞이에 차질이 없도록 분주한 모습이다.
각국 정상이 모이는 모스코니센터 주변에는 만약에 있을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교통이 통제됐다.
회의 첫날이라 전면적인 통제가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곳곳에 차단막이 설치되고 경찰관이 통제하고 있었다.
각국의 정상들이 모두 모이는 15일부터는 이 일대가 전면 폐쇄된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회의장을 둘러싸고는 3m 높이 가량의 철제 울타리가 설치됐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현지 경찰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예상되는 시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긴장감도 감지되고 있다.
다른 APEC 회의 때마다 행사장 앞에 모여들었던 기후변화 단체와 국제노동자 권리 단체에 더해 이번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과 관련,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가들도 시위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