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굴기’의 선봉장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고 12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이 보도했다.

YMTC는 지난 9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자사의 미국 특허 여덟 건을 침해했다며 마이크론과 마이크론 자회사인 마이크론CPG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YMTC는 “마이크론이 YMTC의 특허 기술을 사용해 YMTC와의 경쟁을 방어하고 있다”고 이번 소송의 이유를 설명했다. YMTC가 특허 침해를 주장하는 제품은 96단, 128단, 176단, 232단 3차원(3D) 낸드플래시 메모리 등이다.

YMTC가 주력 생산하는 3D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저장장치를 비롯해 휴대폰, 서버, 개인용 컴퓨터 등에 쓰인다.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31.1%)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 키오시아(19.6%) SK하이닉스(17.8%) 미국 웨스턴디지털(14.7%) 마이크론(13%) 등이 주요 제조사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2016년 후베이성 우한에 설립된 YMTC는 빠른 속도로 생산역량을 끌어올려 ‘중국 반도체 굴기’의 희망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미국은 작년 10월 △18㎚(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 이하 로직 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해 YMTC에 타격을 줬다. 이어 작년 12월 YMTC 등 중국 기업 36개를 수출통제 명단에 올리며 제재 수위를 높였다.

미국 제재로 타격을 받은 YMTC는 올해 3월 국영 투자자들로부터 70억달러(약 9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는 등 중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토대로 부품 국산화에 나섰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