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자'만 출마 구의원 선거에 민주진영 아무도 후보 못 내
홍콩경찰, '野출마봉쇄' 구의원 선거 앞두고 시내버스 탑승 순찰
홍콩 경찰이 다음 달 구의원 선거를 앞두고 시내버스 순찰을 개시한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오는 15일부터 시내버스 순찰 활동을 서구룡(웨스트 카오룽) 지역에서 시범 실시한다.

경찰관들은 2인 또는 3인 1조가 돼 시내버스에 탑승, 수상한 자를 발견하면 검문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조사를 위해 버스를 정차시킬 수도 있다.

이들은 화기와 곤봉, 몸 카메라로 무장하며, 버스 내 수상한 물체가 있는지도 조사한다.

홍콩 경찰 대변인은 "제복 경찰관의 일일 순찰 범위를 대중교통 시스템으로 확대하는 것은 범죄를 예방하고 공공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홍콩 몽콕 지구 경찰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거리 순찰에 더해 경찰이 곧 버스 순찰을 시행할 것"이라며 "버스에서 경찰관을 봐도 놀라지 말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경찰은 어떠한 범죄 활동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계속해서 대중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소식통은 SCMP에 "사복 경찰관들이 과거에는 범죄 예방을 위해 승객으로 위장한 채 공공버스에 탑승했었다"고 밝혔다.

SCMP는 "경찰의 공공버스 시범 순찰 계획은 구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뤄지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소식통들은 시범 계획이 특별히 선거를 위해 마련된 것은 아니며 버스 내 어떠한 사건에도 즉시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다음 달 10일 실시되는 홍콩 구의원 선거는 중국이 홍콩의 선거법을 대폭 개정한 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구의원 선거다.

직전 홍콩 구의원 선거는 2019년 11월 거센 반정부 시위 물결 속에 역대 가장 높은 71.2%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에 놀란 중국이 이듬해 홍콩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하고, 2021년에는 홍콩의 선거법을 '애국자'만 출마할 수 있도록 개편하면서 홍콩의 모든 공직 선거에는 민주 진영이 참여할 수 없게 돼버렸다.

선거법 개정에 반발해 2021년 12월 입법회(의회) 선거는 아예 보이콧 했던 홍콩 민주 진영은 이번 구의원 선거에는 후보를 내려 도전했지만 최근 마무리된 후보 등록에서 아무도 출마 자격을 얻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홍콩 경찰의 순찰 활동 확대는 민심의 불만이 표출될 가능성에 대응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