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강경책 경쟁하며 서로 과거 中투자 유치 비판…우크라 지원 대립
라마스와미 "당신 딸이 틱톡 사용" 공격하자 헤일리 "넌 쓰레기" 발끈
'압도적 대세' 트럼프, 이번에는 플로리다서 쿠바계 대상 별도 유세
트럼프 빠진 美공화 토론서 디샌티스·헤일리 2위 놓고 난타전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열리는 첫 경선을 2개월 정도 앞두고 8일(현지시간) 진행된 공화당 3차 대선 후보 토론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2위 자리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두 후보 이외에 기업가 출신인 비벡 라마스와미, 팀 스콧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등 5명만이 참석했다.

당내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토론회에 불참하고 토론이 열리는 시간대에 토론장과 멀지 않은 곳에서 별도 선거 유세를 벌였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최근 대선 레이스를 중도 포기해 빠졌고, 애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와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는 더 엄격해진 후보토론 참가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배제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및 대만 문제, 인플레이션 등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 디샌티스-헤일리, 쟁점마다 격론…이스라엘 지원엔 한 목소리
토론 참석자들은 두 번째 토론 이후 새로운 태풍 이슈로 부상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과 관련, 이스라엘 지원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찬성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무엇을 하라고 할 것이냐는 질문에 "BB(네타냐후 총리 별명)에 도살자 하마스를 완전히 끝내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란, 중국, 러시아를 '불경한 동맹'으로 칭하면서 "이스라엘은 이슬람 테러리즘에서는 창끝"이라면서 "이스라엘이 미국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미국이 이스라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 정책과 관련, 헤일리 전 대사는 "첫째로 해야 할 일은 우크라이나를 확실히 지원하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길 대만이 원하는 것은 그들은 자신들이 다음인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정책과 관련, "미국 땅을 중국에 더 팔아선 안 되며 이미 뺏긴 땅은 되찾아야 한다"면서 "그리고 중국이 펜타닐로 미국인을 죽이는 것을 멈출 때까지 모든 공식적인 무역 관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중국 정책과 관련, "자유의 미래는 인도·태평양에서 결정될 것"이라면서 ▲ 군사적 억제 ▲ 경제적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 ▲ 문화적 싸움 등 중국을 물리치기 위한 전방위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헤일리 전 대사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때 중국 투자 유치하고 환영했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헤일리 전 대사는 "이미 10년 전"이라면서 "플로리다주는 지난주에도 중국 사업에 이상적인 장소라고 말했다"면서 반박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유가 안정과 관련한 공약을 밝히면서 디샌티스 주지사가 플로리다주 해변에서 석유 시추에 반대했다고 거론한 뒤 "자유주의자"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디샌티스 주지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다만 에버글레이즈(국립공원)를 시추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빠진 美공화 토론서 디샌티스·헤일리 2위 놓고 난타전
라마스와미 후보는 미국의 국방 산업 기반 등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취임 시 경제 독립 선언을 할 것으로 강조했다.

또 중국에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해 경제적으로 책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헤일리 전 대사가 대사 때 중국을 "내 훌륭한 친구"라고 불렀다고 공격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중국의 해군 능력에 대한 대응 방안을 묻는 말에 핵 잠수함 증강을 우선순위로 두겠다고 했다.

◇헤일리 "우크라, 확실히 지원해야" vs 디샌티스 "국경보호가 우선"
디샌티스 주지자와 헤일리 전 대사는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를 두고 대척점에 섰다.

헤일리 전 대사는 우크라이나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디샌티스 주지사는 "완전히 말도 안 되는 미국 세금 사용"이라면서 미국 국경 보호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미국이 자유세계 지도자가 되기 위해 지불하는 대가"라면서 "이 동맹은 러시아와 중국만 이 아니라 이란도 있고 북한도 있다.

그들은 모두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마스와미 "3인치 힐 신은 딕 체니"…헤일리 "패션 아닌 무기" 최근 여론조사에서 2위권에서 멀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라마스와미 후보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헤일리 전 대사를 맹공격하면서 존재감 부각을 모색했다.

라마스와미 후보는 토론 도중에 헤일리 전 대사를 '3인치 힐을 신은 딕 체니(전 부통령)'라고 비꼬며 공격했다.

또 틱톡 금지 여부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는 중에 헤일리 전 대사에게 "그녀의 딸은 오랫동안 틱톡을 사용했다"면서 "가족 먼저 살펴보라"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자신의 힐 높이가 5인치라고 말한 뒤 "이것을 신고 달릴 수 없다면 신지 않는다"라면서 "이것은 패션이 아니라 탄약(무기)"이라고 주장했다.

또 틱톡과 관련해서는 "내 딸을 입에 올리지 말라"면서 "넌 그냥 쓰레기(scum)"라고 비판했다.

그녀는 토론 중에 라마스와미 후보에게 "너 같은 사람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푸틴과 시진핑은 (좋아서) 침을 흘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왜 기회줘야 하는지 설명해야"…"이젠 대통령에 적합하지 않아"
디샌티스 주지사와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공히 각을 세웠다.

'한때 트럼프 대항마'로 불렸던 디샌티스 주지사는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멕시코에 국경 장벽 비용을 부과하지 못하는 등 2016년 선거공약을 지키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그는 무대에 서서 왜 또 한 번의 기회를 줘야 하는지 설명해야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정부 때 유엔 대사를 지낸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정부 당시 국가 부채가 많이 늘어난 것을 지적하면서 "그는 당시에는 적합한 대통령이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스콧 상원의원과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토론에서 각각 낙태 금지나 소셜시큐리티(연금) 개혁 등의 정책에서 선명한 입장을 내면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트럼프 빠진 美공화 토론서 디샌티스·헤일리 2위 놓고 난타전
◇별도 유세 벌인 트럼프 "시간·자원 낭비하는 후보 토론 끝내야"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토론이 열리는 곳에서 25㎞ 떨어진 플로리다주 하이얼리어에서 쿠바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선거 유세를 개최했다.

그는 토론회가 진행되는 시간대에 열린 유세에서 "나는 급진적인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사람들이 '트럼프 입국 금지'로 부르는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면서 재선시 확대된 여행 금지 조치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고 CNN 방송이 밝혔다.

그는 또 재선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휴전 촉구 집회와 관련, "친 지하디스트 집회에 참여하고 매우 폭력적이며 미국의 수도를 파괴하기 시작한 거주 외국인들에게 통지한다.

2025년에 찾아서 추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벌인 대학생들의 비자 취소도 공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공화당이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는 것을 멈춰야 할 때"라면서 공화당 주최로 진행되는 토론을 중단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