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말 김현수 1타점 2루타에 kt 불펜 무너지고 역전패
kt 무너뜨린 '날카로운 1루 페어볼'…불규칙 바운드에 갈린 승부
2023 KBO 한국시리즈 2연승을 기대했던 kt wiz를 거꾸러트린 한 방은 8회말 박영현이 박동원에게 허용한 역전 2점 홈런이었다.

하지만, kt가 추가점을 내지 못하고 쫓기던 와중에 분위기를 상대에 넘겨준 건 7회말 2사 1루에서 김현수에게 허용한 1타점 2루타였다.

kt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2차전에서 4-0으로 앞서가다가 4-5로 역전패했다.

1회초 LG 선발 최원태를 무너뜨려 4점을 얻었으나 이후 추가점을 내지 못했고, LG의 맹추격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사실상 승패 분수령이 된 장면은 kt가 4-2로 앞서가던 7회말이었다.

손동현이 투아웃을 잡고 박해민에게 볼넷을 내주자 kt 벤치는 불펜에서 가장 믿음직한 카드인 박영현을 투입했다.

kt 무너뜨린 '날카로운 1루 페어볼'…불규칙 바운드에 갈린 승부
김현수와 상대한 박영현은 체인지업 제구가 말을 듣지 않자 빠른 공 위주로 승부를 펼쳤고, 이를 간파한 김현수가 kt 1루수 박병호 옆을 스쳐 지나가는 2루타를 터트렸다.

1루에 붙는 선상 수비를 하고 있던 박병호는 타구 속도가 워낙 빨라서 공을 잡지 못했다.

시리즈 내내 안정적인 1루 수비를 보여주던 박병호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장면이다.

박병호에게는 '한국시리즈 1루 선상 수비'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다.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던 2014년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5차전이다.

당시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팽팽하게 맞선 넥센은 9회말 2사 1, 3루 위기를 맞았다.

손승락이 던진 몸쪽 낮은 공을 최형우가 잡아당겼고, 1루수 박병호는 '날카로운 1루 페어볼'을 잡지 못했다.

kt 무너뜨린 '날카로운 1루 페어볼'…불규칙 바운드에 갈린 승부
어떤 1루수라도 잡기 어려운 타구였으나, 결과적으로 이 타구 하나로 팀이 1-2로 역전패하고 KS 우승 트로피도 넘겨줬으니 박병호에게는 한으로 남은 장면이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뒤, 이제는 kt 1루를 지키는 박병호는 다시 한번 자신의 옆을 스쳐 지나가는 타구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김현수의 타구 역시 잡으면 엄청난 호수비였지, 박병호의 수비가 잘못된 건 아니다.

경기 후 이강철 kt 감독은 "(불규칙) 바운드 때문에 박병호가 못 잡았다.

(1루) 라인에 붙어서 수비했고, 수비 위치는 잘 갔다"고 감쌌다.

결국 박영현의 빠른 공을 공략한 김현수의 2루타는 8회말 박동원의 2점 홈런으로 이어졌다.

빠른 공에 장타를 내준 잔상이 남았던 박영현-장성우 배터리는 1사 2루에서 박동원에게 초구 체인지업을 던졌고, 이게 스트라이크 존 한복판에 몰리면서 홈런을 허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