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전쟁' 와중 1박2일 방한…북러협력·국제정세 대응 등 논의
블링컨 美국무장관 한국 도착…내일 한미 외교장관회담
미국 외교수장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8일 한국에 도착해 1박 2일간의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블링컨 장관은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늦게 전용기편으로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그는 9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또 방한 중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고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도 만날 예정이라고 미 국무부는 밝힌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이 한국을 찾는 것은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로는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21년 3월 17∼18일 한미 외교·국방장관 '2+2' 회의 참석차 방문한 지 약 2년 8개월 만이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한은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국제정세 불안정이 고조된 가운데 이뤄졌다.

그는 일본 방문 전에는 나흘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서안지역, 요르단, 이라크, 튀르키예를 돌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돌파구 마련에 골몰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처럼 '두 개의 전선'에 직면한 가운데서도 블링컨 장관이 인도·태평양을 찾는 것은 이 지역에 부여하는 전략적 중요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그는 중동 마지막 순방지인 튀르키예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 방문에 대해 "우리가 가자지구 위기에 집중하는 상황에서도 국익 증진을 위해 인도·태평양과 다른 지역에 관여하고 집중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한 바 있다.

방한 기간에는 우크라이나 전황과 동북아 안보질서를 모두 뒤흔들 수 있는 요인인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대응 논의가 비중 있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내주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과의 협력 방안이나 전반적인 미중관계 방향성 등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가 우크라이나와 중동전쟁 등에 대해 어떤 목소리를 함께 낼지도 주목된다.

국제정세 불안정 속에서 G7이 결속하는 모습을 직전 방문지 일본에서 보여주려 한 데 이어 인태 지역 핵심 동맹인 한국과도 연대를 부각할 가능성이 있다.

블링컨 장관은 9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다음 방문지인 인도로 떠난다.

인도에서 블링컨 장관과 미·인도 외교·국방장관 회의에 참석하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이어서 한국을 찾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