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강제만으론 변화에 한계…미리 준비한 사업자에 지원 방안 강구"
환경차관 "일회용품 규제 지속가능성 작아…준비한 분들께 송구"
임상준 환경부 차관은 7일 정부의 식당 일회용 종이컵 사용 금지 철회 등과 관련해 "규제와 강제만으로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규제 후퇴의 이유를 설명했다.

임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일회용품 관리 방안' 관련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며 "특히 일회용품 규제 정책 자체가 온 국민이 고르게 부담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부문에 희생을 강요하는 형태라 지속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정책 변화로 신뢰를 무너뜨린 점에 대해서는 "애초 도입할 때 철저하지 못했던 점을 반성하고 있다"라며 "(규제 강화에 발맞춰) 미리 준비한 분들에게는 송구스러운 일이다.

지원방안을 강구하겠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임 차관과의 일문일답.

-- '일회용품 사용 감량 지속 확대'가 국정과제에 들어가 있는데 이번 조처가 국정과제 후퇴라고 판단하는가.

▲ 규제와 강제만으로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특히 일회용품 규제 정책 자체가 온 국민이 고르게 부담하게 하는 정책이 아니라 특정 부문에 희생을 강요하는 형태라 지속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

국민 전체가 동참하는 정책이 더 효과적이다.

--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에 대한 계도기간을 무기한 연장했다.

규제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 유엔 플라스틱 협약이 2∼3년 이내에 제정된다.

얼마나 강력한 구속력을 가질지는 미정이지만 그 틀 안에 플라스틱 빨대 규제가 포함돼야 한다.

환경차관 "일회용품 규제 지속가능성 작아…준비한 분들께 송구"
-- 유엔 플라스틱 협약이 만들어지기까지 있는 2∼3년 기간 어떻게 플라스틱 대책을 단계적으로 만들 것인가.

▲ 얼마 전 발표한 '전 주기 탈 플라스틱 대책'이 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지만, 대책이 플라스틱 빨대에만 집중될 필요는 없다.

(한국도) 국제적인 추세를 따라갈 수밖에 없고 다만 개별 품목을 어느 수준에서 규제할지는 국익을 고려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 작년 10월 실시한 환경부 인식조사에서 교육·홍보보다 규제를 더 효율적인 감축 수단으로 선택한 응답자가 많았다.

▲ 그때의 국민 의식과 지금의 국민 의식이 같다고 볼 수 없다.

--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조처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그것은 답변할 내용이 아니다.

정부가 선거를 의식해서 일하진 않는다.

-- 자발적인 참여를 제고하기 위한 캠페인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지.
▲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종이컵 사용 규제를) 철회하고 계도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이런 종합적인 틀에서 접근하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시작된 것이다.

-- 배달업계에서 사용하는 일회용품에 대한 규제가 아직 없다.

▲ 즉답하긴 어렵다.

배달업계 규제를 전체 틀 안에 넣을지 말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 일회용컵 보증금제 전국 시행 철회에 이어 이번 조처가 일회용품 감축에 대한 정부 의지에 대한 의문을 부른다.

▲ '추진 의지가 없다, 퇴보다'라는 걱정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현재의 정책 구조를 그대로 추진하기에는 한쪽의 희생이 너무 크다.

-- 과태료 부과를 하지 않아 일회용품 사용량이 다시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막을 방법이 있는지 궁금하다.

▲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1명이 업소 1만곳을 담당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점검이나 단속이 불가능하다.

일부 위반하는 곳을 쫓아다니면서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해서 정책 실효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 일회용품 규제 정책 변화로 인해 제도를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 애초 도입할 때 철저하지 못했던 점을 반성하고 있다.

-- 정부 규제에 맞춰 준비해온 사업자고 있을 텐데 정부가 입장을 바꿔버리면 혼란이 가중될 것 같다.

▲ 미리 준비한 분들에게는 송구스러운 일이다.

2년 전 정책을 도입할 때부터 부작용을 충분히 감안했다면 이런 일이 없었겠지만, 미리 (대체용 물품을) 구입한 분들에게는 정부가 최대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