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마스전쟁 한달] ③ 新중동전쟁 가나…美-이란 확전 기로 속 두쪽 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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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안보정세 요동…이란 주도 '시아파 벨트' 개입 카드 만지작
'이스라엘 맹방' 미국, 우크라전 더해 부담↑…내년 美대선 국면도 변수
'中, 혼란 틈타 대만해협 도발' 경계도…'親이스라엘 대 親팔레스타인' 전세계 분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전쟁이 발발한 지 오는 7일(현지시간)이면 한 달이 되는 가운데 주변 중동은 물론 국제사회 전체로 그 여파가 번지고 있다.
레바논과 시리아 등 이란의 입김이 미치는 이스라엘 북부 접경국에서는 혼란을 틈탄 도발이 빈번해지며 '신(新)중동전쟁' 우려를 키우는 가운데, 특히 대척점에 선 미국과 이란이 직접 개입·참전할 경우 확전의 세기와 그 파장은 가늠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 한 달간 전세계를 뒤흔든 이번 전쟁으로 중동뿐 아니라 세계 안보 지형도 요동치는 양상이다.
전 세계 여론이 친(親)이스라엘 대 반(反)이스라엘로 분열되는 양상 속에서 미국과 중국·러시아 사이 '신냉전' 기류도 가속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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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즈볼라 전면 나서나…중동 '시아파 맹주' 이란의 선택 주목
전쟁 발발 한 달째를 이틀 남긴 5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동 정세는 갈수록 긴박해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이목은 이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국지전을 넘어 '제5차 중동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에 집중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3일 민간인 살상 논란과 인도주의 위기 우려 속에서도 "인질 석방 전까지 가자지구에 휴전은 없다"고 못 박으며 하마스 지휘부 소탕을 위한 가자지구 지상 작전 확대를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메아리치듯, 하마스와 연대하는 주변 중동·아랍권 국가와 무장세력은 거듭 물리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가장 꿈틀대는 곳은 바로 친이란 시아파 무장세력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 국경에 접한 이스라엘 북부 지역이다.
헤즈볼라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은 같은 날 그간의 침묵을 깨고 전쟁 발발 후 첫 연설에 나서 "모든 선택지가 고려 대상이다.
이스라엘과의 전면전도 실현할 수 있다"고 확전 가능성으로 엄포를 놓으며 "우리는 미국 함대가 두렵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헤즈볼라는 지난달 7일 이번 사태가 발발한 이후 줄곧 이스라엘을 향해 산발적인 포격과 침투 시도를 지속, 전선을 흩트리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다만 미 CNN 방송은 나스랄라 사무총장이 '일차적 목표'는 가자지구에서 휴전을 달성하는 것이라면서 즉각 확전에는 선을 긋고, 팔레스타인 유혈 사태에 책임이 있는 미국이 적대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공을 넘긴 언급에 주목해 "강경 발언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북소리를 울리지는 않았다"고 촌평하기도 했다.
헤즈볼라 행보의 배경에는 중동 내 '시아파 벨트'에서 반(反)이스라엘·반미 세력을 이끄는 중동 시아파 맹주 이란의 존재가 자리 잡고 있다.
하마스를 물밑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진 이란은 지난달 29일 이스라엘을 향해 "시온주의 정권의 범죄가 레드라인을 넘었다"(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라고 경고장을 날리는 등 아랍 주변국의 반이스라엘 정서 자극을 지속하는 모습이다.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친이란 민병대도 지난 2일 헤즈볼라에 가세하려 레바논 남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동남부 에일라트에 무인기(드론) 침투 공격을 가하기는 등 이스라엘을 둘러싼 '화약고' 중동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끌어올려진 상태다.
여기에 서방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자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던 튀르키예가 이번 사태에선 이란과 하마스 등 이슬람 세계로 급격하게 기우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이란이 직접적으로 이번 전쟁에 개입·참전하느냐에 따라 신중동전쟁으로의 확전이 현실화할지 여부가 좌우될 전망이다.
◇ '두 개의 전쟁' 마주한 바이든, 재선가도 '악재'…전쟁 향배에 변수되나
이스라엘의 최대 우방국인 미국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은 이번 전쟁을 더욱 예측불가능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작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우크라이나에 전폭적인 군사 지원을 이어온 미국으로서는 돌연 두 개의 전선을 마주하게 된 현 상황이 크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앞서 미 육군과학위원회(ASB)는 지난 9월 "미국이 탄약 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국방 공급망의 취약성이 노출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한 곳에 대한 지원조차 미국의 방위산업 역량이 감당하지 못한다는 점에 비춰보면 중동 전쟁까지 동시에 치르기엔 역부족이란 우려가 고개를 든다.
이미 미국은 지난 3일 5천억원대로 축소된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발표하며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미국 내에서는 2년 가까이 우크라이나 '퍼주기'를 지속한 데 대한 피로감 속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 지원 의사를 밝히자 지지 여론이 차갑게 돌아서는 분위기다.
지난달 갤럽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월 대비 4%포인트 하락한 37%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집권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강경 일변도의 이스라엘에 제동을 걸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에 반발하는 듯한 기류가 감지된다.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전임자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리턴매치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전쟁 발발마저 겹치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특히 이번 전쟁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견인, 대선 국면에서 외교 치적으로 내세우려던 바이든 대통령의 재집권 플랜에도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미국 정가에서는 거듭 악재를 맞이한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이 이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과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시험대에 올랐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1977∼1981년 재임)이 겪은 상황과 유사하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80년 대선에서 패배하며 로널드 레이건에게 백악관을 내줬다.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 지지 입장을 보여온 바이든 행정부의 향후 행보가 중동전쟁 확전 기로에서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바이든으로선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내 아랍계 민심 이반도 바이든 대통령의 운신 폭을 좁히게 하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 지구촌 '친이스라엘 vs 친팔레스타인' 양쪽으로 분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갈라진 국제사회의 균열은 이번 전쟁으로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격 정상회담이 상징적인 장면이다.
두 정상은 바이든 대통령이 보란 듯 3시간 자리를 함께하며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신냉전 구도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강대국인 중러 양국이 함께 손을 잡고 미국의 견제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다.
특히 중동에서의 유혈 분쟁은 도미노처럼 아시아에도 그 파급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중국 견제에 쏟을 여력이 줄어들게 되는 만큼, 중국이 그 빈틈을 파고들어 대만해협과 동중국해 등 인근 분쟁지역에서 이득을 취하려고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주프랑스 타이베이대표처의 우즈중(吳志中) 대표는 지난달 9일 중국을 향해 "제3의 전선을 만들려고 하지 말라"고 지적하며 경계심을 보였다.
이번 전쟁을 바라보는 세계 여론은 양분됐다.
지난달 17일 알아흘리 병원 폭발 참사 때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겨냥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맹비난했지만, 서방은 민간인이 희생된 것을 규탄하면서도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책임론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특정 사안에 있어서는 서방도 자국 이해관계에 따라 온도차를 보였다.
유엔이 촉구하고 있는 '인도주의적 휴전' 방안과 관련, 지난달 23일 열린 유럽연합(EU) 외교장관 회의에서 회원국 중 스페인과 네덜란드 등은 지지 입장을 폈으나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이 이스라엘의 자위권에 무게를 두며 사분오열했다.
지난 한달간 전세계 각지에서는 친이스라엘과 친팔레스타인 진영으로 갈려 각종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유대인·무슬림 혐오주의 확산에도 경계령이 내려진 상태다.
/연합뉴스
'이스라엘 맹방' 미국, 우크라전 더해 부담↑…내년 美대선 국면도 변수
'中, 혼란 틈타 대만해협 도발' 경계도…'親이스라엘 대 親팔레스타인' 전세계 분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전쟁이 발발한 지 오는 7일(현지시간)이면 한 달이 되는 가운데 주변 중동은 물론 국제사회 전체로 그 여파가 번지고 있다.
레바논과 시리아 등 이란의 입김이 미치는 이스라엘 북부 접경국에서는 혼란을 틈탄 도발이 빈번해지며 '신(新)중동전쟁' 우려를 키우는 가운데, 특히 대척점에 선 미국과 이란이 직접 개입·참전할 경우 확전의 세기와 그 파장은 가늠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 한 달간 전세계를 뒤흔든 이번 전쟁으로 중동뿐 아니라 세계 안보 지형도 요동치는 양상이다.
전 세계 여론이 친(親)이스라엘 대 반(反)이스라엘로 분열되는 양상 속에서 미국과 중국·러시아 사이 '신냉전' 기류도 가속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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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즈볼라 전면 나서나…중동 '시아파 맹주' 이란의 선택 주목
전쟁 발발 한 달째를 이틀 남긴 5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동 정세는 갈수록 긴박해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이목은 이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국지전을 넘어 '제5차 중동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에 집중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3일 민간인 살상 논란과 인도주의 위기 우려 속에서도 "인질 석방 전까지 가자지구에 휴전은 없다"고 못 박으며 하마스 지휘부 소탕을 위한 가자지구 지상 작전 확대를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메아리치듯, 하마스와 연대하는 주변 중동·아랍권 국가와 무장세력은 거듭 물리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가장 꿈틀대는 곳은 바로 친이란 시아파 무장세력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 국경에 접한 이스라엘 북부 지역이다.
헤즈볼라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은 같은 날 그간의 침묵을 깨고 전쟁 발발 후 첫 연설에 나서 "모든 선택지가 고려 대상이다.
이스라엘과의 전면전도 실현할 수 있다"고 확전 가능성으로 엄포를 놓으며 "우리는 미국 함대가 두렵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헤즈볼라는 지난달 7일 이번 사태가 발발한 이후 줄곧 이스라엘을 향해 산발적인 포격과 침투 시도를 지속, 전선을 흩트리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다만 미 CNN 방송은 나스랄라 사무총장이 '일차적 목표'는 가자지구에서 휴전을 달성하는 것이라면서 즉각 확전에는 선을 긋고, 팔레스타인 유혈 사태에 책임이 있는 미국이 적대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공을 넘긴 언급에 주목해 "강경 발언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북소리를 울리지는 않았다"고 촌평하기도 했다.
헤즈볼라 행보의 배경에는 중동 내 '시아파 벨트'에서 반(反)이스라엘·반미 세력을 이끄는 중동 시아파 맹주 이란의 존재가 자리 잡고 있다.
하마스를 물밑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진 이란은 지난달 29일 이스라엘을 향해 "시온주의 정권의 범죄가 레드라인을 넘었다"(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라고 경고장을 날리는 등 아랍 주변국의 반이스라엘 정서 자극을 지속하는 모습이다.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친이란 민병대도 지난 2일 헤즈볼라에 가세하려 레바논 남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동남부 에일라트에 무인기(드론) 침투 공격을 가하기는 등 이스라엘을 둘러싼 '화약고' 중동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끌어올려진 상태다.
여기에 서방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자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던 튀르키예가 이번 사태에선 이란과 하마스 등 이슬람 세계로 급격하게 기우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이란이 직접적으로 이번 전쟁에 개입·참전하느냐에 따라 신중동전쟁으로의 확전이 현실화할지 여부가 좌우될 전망이다.
◇ '두 개의 전쟁' 마주한 바이든, 재선가도 '악재'…전쟁 향배에 변수되나
이스라엘의 최대 우방국인 미국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은 이번 전쟁을 더욱 예측불가능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작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우크라이나에 전폭적인 군사 지원을 이어온 미국으로서는 돌연 두 개의 전선을 마주하게 된 현 상황이 크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앞서 미 육군과학위원회(ASB)는 지난 9월 "미국이 탄약 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국방 공급망의 취약성이 노출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한 곳에 대한 지원조차 미국의 방위산업 역량이 감당하지 못한다는 점에 비춰보면 중동 전쟁까지 동시에 치르기엔 역부족이란 우려가 고개를 든다.
이미 미국은 지난 3일 5천억원대로 축소된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발표하며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미국 내에서는 2년 가까이 우크라이나 '퍼주기'를 지속한 데 대한 피로감 속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 지원 의사를 밝히자 지지 여론이 차갑게 돌아서는 분위기다.
지난달 갤럽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월 대비 4%포인트 하락한 37%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집권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강경 일변도의 이스라엘에 제동을 걸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에 반발하는 듯한 기류가 감지된다.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전임자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리턴매치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전쟁 발발마저 겹치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특히 이번 전쟁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견인, 대선 국면에서 외교 치적으로 내세우려던 바이든 대통령의 재집권 플랜에도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미국 정가에서는 거듭 악재를 맞이한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이 이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과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시험대에 올랐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1977∼1981년 재임)이 겪은 상황과 유사하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80년 대선에서 패배하며 로널드 레이건에게 백악관을 내줬다.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 지지 입장을 보여온 바이든 행정부의 향후 행보가 중동전쟁 확전 기로에서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바이든으로선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내 아랍계 민심 이반도 바이든 대통령의 운신 폭을 좁히게 하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 지구촌 '친이스라엘 vs 친팔레스타인' 양쪽으로 분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갈라진 국제사회의 균열은 이번 전쟁으로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격 정상회담이 상징적인 장면이다.
두 정상은 바이든 대통령이 보란 듯 3시간 자리를 함께하며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신냉전 구도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강대국인 중러 양국이 함께 손을 잡고 미국의 견제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다.
특히 중동에서의 유혈 분쟁은 도미노처럼 아시아에도 그 파급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중국 견제에 쏟을 여력이 줄어들게 되는 만큼, 중국이 그 빈틈을 파고들어 대만해협과 동중국해 등 인근 분쟁지역에서 이득을 취하려고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주프랑스 타이베이대표처의 우즈중(吳志中) 대표는 지난달 9일 중국을 향해 "제3의 전선을 만들려고 하지 말라"고 지적하며 경계심을 보였다.
이번 전쟁을 바라보는 세계 여론은 양분됐다.
지난달 17일 알아흘리 병원 폭발 참사 때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겨냥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맹비난했지만, 서방은 민간인이 희생된 것을 규탄하면서도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책임론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특정 사안에 있어서는 서방도 자국 이해관계에 따라 온도차를 보였다.
유엔이 촉구하고 있는 '인도주의적 휴전' 방안과 관련, 지난달 23일 열린 유럽연합(EU) 외교장관 회의에서 회원국 중 스페인과 네덜란드 등은 지지 입장을 폈으나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이 이스라엘의 자위권에 무게를 두며 사분오열했다.
지난 한달간 전세계 각지에서는 친이스라엘과 친팔레스타인 진영으로 갈려 각종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유대인·무슬림 혐오주의 확산에도 경계령이 내려진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