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첫 '게이 게임' 홍콩서 개막…"다양성·포용성 촉진"
성소수자(LGBTQ)들의 스포츠 축제 '게이 게임'(Gay Games)이 4일 홍콩에서 11회 대회의 개막식을 열었다.

홍콩 명보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홍콩 퀸 엘리자베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게이 게임' 개막식에는 2천여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국기와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휘두르며 흥겨운 음악에 맞춰 입장했다.

대회 조직위는 45개 지역, 약 2천400명이 18개 종목에서 겨룬다고 밝혔다.

또 다양성과 포용성이라는 대회 목표에 맞게 이성애자들에게도 참가 기회를 열어뒀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에서 게이 게임이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1982년을 시작으로 4년마다 개최된 게이 게임의 직전 대회는 2018년 1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리에서 열렸다.

홍콩 대회는 원래 작년 11월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현지의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1년 연기됐다.

프랑스 LGBT스포츠연맹 부회장 헬렌 저메인 씨는 AFP에 "아시아 첫 게이 게임이라, 멋지다"라고 말했다.

아시아 첫 '게이 게임' 홍콩서 개막…"다양성·포용성 촉진"
홍콩은 동성 결혼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번 게이 게임 개최를 앞두고 일부 정치인과 시민이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날도 개막식이 열리는 스타디움 바깥에서 10여명이 반대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대회 조직위는 게이 게임이 젠더 평등이나 동성 결혼을 홍보하는 플랫폼이 아니며 다양성과 포용성을 촉진하기 위한 행사라고 누차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2020년 제정된 홍콩국가보안법에 대한 우려로 대회 참가자 규모가 예상보다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AFP는 "홍콩에서 성소수자 옹호의 목소리가 중국이 제정한 국가보안법 이후 부분적으로 지하로 사라졌다"고 전했다.

저메인 씨는 "일부 프랑스 선수들이 홍콩의 정치적 상황 탓에 이 곳에 오고 싶어 하지 않아 했다"고 말했다.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멕시코 과달라하라가 공동 개최지로 발탁됐다.

과달라하라에서도 약 2천400명이 겨룬다.

조직위는 홍콩과 과달라하라에서 나란히 같은 날 토너먼트가 열리며 경기의 중복은 없다고 밝혔다.

대회는 오는 11일까지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