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터미널 '셧다운'…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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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 상봉동에서 38년간 운영된 상봉터미널이 오는 30일 문을 닫는다.
1985년 문을 연 상봉터미널은 한때 이용객이 하루 평균 2만명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동서울터미널 개장의 영향을 받아 그 수가 점차 줄었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터미널 운영사 신아주는 1997년부터 10여차례에 걸쳐 서울시에 사업면허 폐지를 요구했다.
서울시가 이를 거부하자 2004년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을 거쳐 2007년 12월 대법원에서 '서울시가 사업면허 폐지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의 최종 판결을 받았다. 신아주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이 나고 2008년 터미널 폐지 결정이 났는데 부지 개발 계획이 여러 번 틀어지면서 실행이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3일 오전 10시께 상봉터미널 대합실에는 원주행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 4명과 직원들뿐으로 한적했다. 매표 창구는 막혀 있고 매점도 셔터가 내려진 채다.
터미널 입구의 폐업을 알리는 안내문에는 "지속적인 이용객 감소에도 지역 주민 편의를 위해 운영을 계속해왔으나 최근 하루 이용객이 20명 미만까지 감소했다"는 설명과 함께 오는 12월 1일부터는 터미널 광장 앞에 설치될 임시정류장을 이용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손주를 봐주기 위해 금요일마다 이곳에서 버스를 탄다는 조모(64)씨는 "임시정류장이 생긴다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앉아서 기다릴 곳이 없어지니 불편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상봉터미널의 올해 10월 한 달 총수입은 83만6천336원, 하루 평균 이용객은 26명에 불과하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터미널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이다. 운행 노선도 원주행 하나 뿐이다. 관계자는 "2001년부터는 터미널을 지하로 옮겨 운영을 축소하고 지상층은 임대를 줬지만 매년 4∼5억 정도씩 적자가 났다"고 했다.
터미널 부지에는 아파트 999세대, 오피스텔 308세대, 상업·문화시설 등으로 이뤄진 지상 49층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을 착공해 2029년 준공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아주 관계자는 "이달 30일 터미널 운영이 끝나면 올해 안에 건설사 선정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 건물 철거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근 상인과 주민들은 폐업 소식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새 건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고 했다. 1988년부터 터미널 앞에서 가판대를 운영해 온 윤모(61)씨는 "세월이 변하는데 따라가야지 어쩌겠느냐"면서도 "삶과 추억이 담긴 건물이 사라지니 아쉽긴 하다"고 말했다.
상봉동 주민 하모(62)씨와 윤모(66)씨도 "30년 넘게 이곳에서 살았는데 (터미널이) 없어진다니 아쉬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공사를 하는 동안은 장사가 안 되겠지만 새 건물이 들어서면 손님이 늘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하씨도 "새 건물이 들어선다는데 좋게 지어졌으면 좋겠다. 멋진 건물이 생기면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
1985년 문을 연 상봉터미널은 한때 이용객이 하루 평균 2만명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동서울터미널 개장의 영향을 받아 그 수가 점차 줄었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터미널 운영사 신아주는 1997년부터 10여차례에 걸쳐 서울시에 사업면허 폐지를 요구했다.
서울시가 이를 거부하자 2004년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을 거쳐 2007년 12월 대법원에서 '서울시가 사업면허 폐지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의 최종 판결을 받았다. 신아주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이 나고 2008년 터미널 폐지 결정이 났는데 부지 개발 계획이 여러 번 틀어지면서 실행이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3일 오전 10시께 상봉터미널 대합실에는 원주행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 4명과 직원들뿐으로 한적했다. 매표 창구는 막혀 있고 매점도 셔터가 내려진 채다.
터미널 입구의 폐업을 알리는 안내문에는 "지속적인 이용객 감소에도 지역 주민 편의를 위해 운영을 계속해왔으나 최근 하루 이용객이 20명 미만까지 감소했다"는 설명과 함께 오는 12월 1일부터는 터미널 광장 앞에 설치될 임시정류장을 이용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손주를 봐주기 위해 금요일마다 이곳에서 버스를 탄다는 조모(64)씨는 "임시정류장이 생긴다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앉아서 기다릴 곳이 없어지니 불편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상봉터미널의 올해 10월 한 달 총수입은 83만6천336원, 하루 평균 이용객은 26명에 불과하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터미널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이다. 운행 노선도 원주행 하나 뿐이다. 관계자는 "2001년부터는 터미널을 지하로 옮겨 운영을 축소하고 지상층은 임대를 줬지만 매년 4∼5억 정도씩 적자가 났다"고 했다.
터미널 부지에는 아파트 999세대, 오피스텔 308세대, 상업·문화시설 등으로 이뤄진 지상 49층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을 착공해 2029년 준공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아주 관계자는 "이달 30일 터미널 운영이 끝나면 올해 안에 건설사 선정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 건물 철거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근 상인과 주민들은 폐업 소식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새 건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고 했다. 1988년부터 터미널 앞에서 가판대를 운영해 온 윤모(61)씨는 "세월이 변하는데 따라가야지 어쩌겠느냐"면서도 "삶과 추억이 담긴 건물이 사라지니 아쉽긴 하다"고 말했다.
상봉동 주민 하모(62)씨와 윤모(66)씨도 "30년 넘게 이곳에서 살았는데 (터미널이) 없어진다니 아쉬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공사를 하는 동안은 장사가 안 되겠지만 새 건물이 들어서면 손님이 늘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하씨도 "새 건물이 들어선다는데 좋게 지어졌으면 좋겠다. 멋진 건물이 생기면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