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샤리프 전 총리 4년만의 귀국으로 본 '파키스탄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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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언급하며 대(對) 군부 보복 예고했다 경고에 놀라 화해 제스처 '돌변'
수 차례 권력 쥔 군부 눈 밖에 나면 집권 불가…'부활은 하지만 기적은 없다?' 파키스탄 정치를 이해하려면 '기적과 부활'을 믿어야 한다고 한 현지 작가가 최근 언론 기고에서 말했다.
그의 말에 꼭 들어맞는 사례가 나와즈 샤리프(73) 전 파키스탄 총리의 경우라고 본다.
샤리프 전 총리는 1990년 처음으로 총리가 됐다가 3년을 못 채우고 물러났다.
그 후 1997년 두 번째로 총리가 됐지만 역시 3년도 안돼 퇴진한다.
이후 2013년 다시 총리에 올랐다가 4년여만에 자리를 내줘야 했다.
총리직 기준으로 두 번이나 '부활'했다.
1947년 건국 이후 파키스탄 총리로서 5년 임기를 다 채운 이는 없다고 한다.
세 번 총리를 지낸 바 있는 샤리프 전 총리가 지난달 21일 다시 '큰 꿈'을 안고 귀국했다.
그는 세 번째 총리 재임 때 부패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물러난 뒤 신병 치료차 2019년 11월 영국 런던으로 갔다.
법원이 보석 조건으로 내건 귀국을 미룬 채 자칭 망명 생활을 하다가 약 4년 만에 귀국한 것이다.
귀국 당일 정치적 거점인 동부도시 라호르에서는 성대한 환영 행사가 열렸다.
그가 '최고 지도자'로 있는 정당 파키스탄 무슬림연맹(PML-N) 지지자들은 전국 곳곳에서 대형 버스를 빌려 행사장에 집결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장시간 연설하며 사실상 내년 1월 총선 출마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군부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은 채 군부에 보복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파키스탄에서는 건국 이래 여러 번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적이 있는 군부가 '막후 실세'라는 점은 이제 변수가 아니라 말 그대로 '상수'다.
샤리프 전 총리가 군부에 화해 메시지를 던진 것은 앞으로 군부 뜻을 잘 헤아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겠으니 도와달라는 뜻으로 읽혔다.
사실 그는 귀국하기 얼마 전 파키스탄에서 열린 자당 정치 행사에서 영상 연설을 통해 네 번째로 집권하면 직전 총리직에서 자신을 밀어낸 것으로 의심되는 군부와 사법부 관계자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했다.
보복을 예고한 것이다.
그 후 군부에서 샤리프 전 총리를 상대로 경고했다는 현지 매체 보도가 나왔다.
이러다 보니 '정치 9단'이랄 수 있는 그가 군부와 더 이상 각을 세웠다가는 네번째 집권 꿈은 물건너갈 있음을 깨달았을 것이다.
샤리프 전 총리는 내년 1월 총선 이전에 자신에게 내려진 유죄 선고를 뒤집든지 유죄 선고가 출마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놔야 한다.
파키스탄 사법부는 이런 상황을 잘 파악한 듯 그에게 협조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파키스탄 정국은 이제 샤리프 전 총리 '독무대'다.
정치적 경쟁자인 임란 칸(71) 전 총리가 제거된 상태기 때문이다.
'국민 스포츠' 크리켓 스타 출신인 칸 전 총리는 지난해 4월 의회 불신임으로 물러났다.
이후 자신의 축출 배경에 군부가 있다고 비판해오다가 현재 부패 혐의 유죄선고로 수감돼 있다.
칸 전 총리는 무려 150여개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으로 모든 사건이 언제 마무리될 지 모르지만 많은 시간이 걸릴 거라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옥중 출마를 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군부가 자신들 마음에 들지 않아 칸 전 총리를 쫓아냈다는 해석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군부는 샤리프 전 총리에게 총리직을 다시 한번 맡기기로 작정한 듯하다.
다만 칸 전 총리 지지자들이 시국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파키스탄 정치와 민주주의는 모두 군부가 좌우한다.
군부 영향력을 뒤집을 '기적'이 일어나기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자못 궁금하다.
/연합뉴스
수 차례 권력 쥔 군부 눈 밖에 나면 집권 불가…'부활은 하지만 기적은 없다?' 파키스탄 정치를 이해하려면 '기적과 부활'을 믿어야 한다고 한 현지 작가가 최근 언론 기고에서 말했다.
그의 말에 꼭 들어맞는 사례가 나와즈 샤리프(73) 전 파키스탄 총리의 경우라고 본다.
샤리프 전 총리는 1990년 처음으로 총리가 됐다가 3년을 못 채우고 물러났다.
그 후 1997년 두 번째로 총리가 됐지만 역시 3년도 안돼 퇴진한다.
이후 2013년 다시 총리에 올랐다가 4년여만에 자리를 내줘야 했다.
총리직 기준으로 두 번이나 '부활'했다.
1947년 건국 이후 파키스탄 총리로서 5년 임기를 다 채운 이는 없다고 한다.
세 번 총리를 지낸 바 있는 샤리프 전 총리가 지난달 21일 다시 '큰 꿈'을 안고 귀국했다.
그는 세 번째 총리 재임 때 부패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물러난 뒤 신병 치료차 2019년 11월 영국 런던으로 갔다.
법원이 보석 조건으로 내건 귀국을 미룬 채 자칭 망명 생활을 하다가 약 4년 만에 귀국한 것이다.
귀국 당일 정치적 거점인 동부도시 라호르에서는 성대한 환영 행사가 열렸다.
그가 '최고 지도자'로 있는 정당 파키스탄 무슬림연맹(PML-N) 지지자들은 전국 곳곳에서 대형 버스를 빌려 행사장에 집결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장시간 연설하며 사실상 내년 1월 총선 출마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군부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은 채 군부에 보복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파키스탄에서는 건국 이래 여러 번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적이 있는 군부가 '막후 실세'라는 점은 이제 변수가 아니라 말 그대로 '상수'다.
샤리프 전 총리가 군부에 화해 메시지를 던진 것은 앞으로 군부 뜻을 잘 헤아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겠으니 도와달라는 뜻으로 읽혔다.
사실 그는 귀국하기 얼마 전 파키스탄에서 열린 자당 정치 행사에서 영상 연설을 통해 네 번째로 집권하면 직전 총리직에서 자신을 밀어낸 것으로 의심되는 군부와 사법부 관계자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했다.
보복을 예고한 것이다.
그 후 군부에서 샤리프 전 총리를 상대로 경고했다는 현지 매체 보도가 나왔다.
이러다 보니 '정치 9단'이랄 수 있는 그가 군부와 더 이상 각을 세웠다가는 네번째 집권 꿈은 물건너갈 있음을 깨달았을 것이다.
샤리프 전 총리는 내년 1월 총선 이전에 자신에게 내려진 유죄 선고를 뒤집든지 유죄 선고가 출마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놔야 한다.
파키스탄 사법부는 이런 상황을 잘 파악한 듯 그에게 협조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파키스탄 정국은 이제 샤리프 전 총리 '독무대'다.
정치적 경쟁자인 임란 칸(71) 전 총리가 제거된 상태기 때문이다.
'국민 스포츠' 크리켓 스타 출신인 칸 전 총리는 지난해 4월 의회 불신임으로 물러났다.
이후 자신의 축출 배경에 군부가 있다고 비판해오다가 현재 부패 혐의 유죄선고로 수감돼 있다.
칸 전 총리는 무려 150여개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으로 모든 사건이 언제 마무리될 지 모르지만 많은 시간이 걸릴 거라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옥중 출마를 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군부가 자신들 마음에 들지 않아 칸 전 총리를 쫓아냈다는 해석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군부는 샤리프 전 총리에게 총리직을 다시 한번 맡기기로 작정한 듯하다.
다만 칸 전 총리 지지자들이 시국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파키스탄 정치와 민주주의는 모두 군부가 좌우한다.
군부 영향력을 뒤집을 '기적'이 일어나기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자못 궁금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