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제보] 유명 쇼핑몰 캐시미어 머플러 가짜였다…6년간 소비자 기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수입·유통 업체 "몰랐다" 황당 변명
무신사·W컨셉·29CM 등 쇼핑몰 판매
1년간 소비자 피해액만 수십억원 추정 국내 주요 쇼핑몰들에서 '캐시미어 머플러'라고 광고하며 판매된 제품이 사실은 싸구려 원단으로 만들어진 가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무신사·W컨셉·29CM 등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된 247 SEOUL의 '캐시미어 머플러'는 한국의류시험연구원의 성분 시험 결과 폴리에스터 70.4%, 레이온 29.6%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쇼핑몰 상품정보에 적힌 캐시미어 30%, 울 10%, 레이온 60%의 혼용률이 완전히 엉터리였다.
247 SEOUL은 주식회사 선세가 만들어 주로 온라인에서 머플러, 장갑과 가방을 판매하는 의류 브랜드다.
지난 수년간 캐시미어 머플러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고 입소문이 나 꾸준히 성장해왔다.
또 무신사와 수입 업체에 따르면 캐시미어가 60% 포함돼 있다고 홍보한 다른 제품 '프리미엄 캐시미어 머플러'도 캐시미어가 아닌 폴리에스터, 레이온 등으로 만들어져 환불 대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저렴한 합성 섬유로 만들어진 제품들이 고급 양털 머플러로 둔갑한 채 지난 2017년 11월부터 최대 6년 가까이 판매된 것이다.
이런 허위 기재는 해당 제품을 구매한 A씨가 이상함을 느끼고 지난 10월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과 에프아이티아이시험연구원(FITI)에 혼용률 검사를 맡기면서 최초로 확인됐다.
A씨는 검사 결과를 한 패션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했다.
이후 업체와 A씨가 협의를 거쳐 지난 10월 31일 커뮤니티의 관련 글을 삭제했고, 업체는 판매를 중단하고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게시했다.
황당하게도 업체는 A씨의 지적을 받고서야 검사를 통해 자사 제품에 캐시미어가 포함되지 않은 것을 알았다고 한다.
업체는 입장문에서 '캐시미어를 분간할 수 없는 지식 상태로 중국 제조 공장의 말만 믿었으며 의문을 가지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업체 대표는 "물품을 중국 광저우의 한 공장에서 수입했는데 완전히 속았다"며 "우리도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피해자다"라고 주장했다.
물건을 팔기 전 의류시험연구원에 품질 검사를 한 번은 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엔 "그런 시험이 있는 줄 이제야 알았다"고 답했다.
이어 "소비자들을 속이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전국적으로 노출된 공간에서 대담하고 어리석게 마케팅까지 하며 판매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환불을 희망하는 모든 고객의 환불을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고객 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고객의 문의 이후 문제를 인지했고, 해당 브랜드에 공식 소명을 요청했다"며 "앞으로도 입점 파트너 브랜드들이 올바른 판매 정책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관리 및 모니터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무신사는 두 제품에 대해 고객이 희망하는 경우 구매 시기와 관계없이 제품 회수와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1년간 구매자만 최소 8만명 추정
문제가 되는 '프리미엄 캐시미어 머플러' 12색, '캐시미어 머플러' 6색의 제품은 무신사에서 지난 1년간 판매된 것만 8만 6천여 장에 이른다.
각각 3만원 초반, 2만원 초반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지난 1년 매출액이 20억원가량이다.
무신사에서 가짜 캐시미어 머플러는 2017년부터 7년간 팔렸으나 상당수 제품은 최근 4년간 판매됐다.
가성비 제품으로 입소문을 타 그동안 후기만 수만여 개에 달해 실제 소비자 피해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현재 대부분의 패션 쇼핑몰에서 두 제품에 대해 판매 불가 조치가 취해졌지만, 허위 기재에 대한 별다른 안내는 없어 환불이 가능한지를 모르는 소비자가 상당수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제품을 구매한 한 소비자는 지난 10월 27일 '캐시미어 제품이 아니니 환불받으라'는 소식을 접하고 혼용률이 오기재된 것을 모르는 듯 '캐시미어 들어간 것 아닌가요?'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여러 중고 판매처에선 아직 이 제품을 '캐시미어 머플러'로 판매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무신사를 자주 이용하는 이모(25)씨는 "쇼핑몰에선 수수료를 받고 판매하면서 기본적인 품질 검증서조차 확인하지 않았다는 뜻인데 앞으로 어떻게 믿고 이용할 수 있겠나"고 토로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통신판매업자(판매자)가 혼용률을 허위로 기재한 것은 전자상거래법에 따른 금지행위로 해당해 과태료, 영업정지, 시정명령 등 행정처분이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이라며 "섬유 소재를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는 것은 흔하게 보고되지 않는 사례"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무신사·W컨셉·29CM 등 쇼핑몰 판매
1년간 소비자 피해액만 수십억원 추정 국내 주요 쇼핑몰들에서 '캐시미어 머플러'라고 광고하며 판매된 제품이 사실은 싸구려 원단으로 만들어진 가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무신사·W컨셉·29CM 등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된 247 SEOUL의 '캐시미어 머플러'는 한국의류시험연구원의 성분 시험 결과 폴리에스터 70.4%, 레이온 29.6%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쇼핑몰 상품정보에 적힌 캐시미어 30%, 울 10%, 레이온 60%의 혼용률이 완전히 엉터리였다.
247 SEOUL은 주식회사 선세가 만들어 주로 온라인에서 머플러, 장갑과 가방을 판매하는 의류 브랜드다.
지난 수년간 캐시미어 머플러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고 입소문이 나 꾸준히 성장해왔다.
또 무신사와 수입 업체에 따르면 캐시미어가 60% 포함돼 있다고 홍보한 다른 제품 '프리미엄 캐시미어 머플러'도 캐시미어가 아닌 폴리에스터, 레이온 등으로 만들어져 환불 대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저렴한 합성 섬유로 만들어진 제품들이 고급 양털 머플러로 둔갑한 채 지난 2017년 11월부터 최대 6년 가까이 판매된 것이다.
이런 허위 기재는 해당 제품을 구매한 A씨가 이상함을 느끼고 지난 10월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과 에프아이티아이시험연구원(FITI)에 혼용률 검사를 맡기면서 최초로 확인됐다.
A씨는 검사 결과를 한 패션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했다.
이후 업체와 A씨가 협의를 거쳐 지난 10월 31일 커뮤니티의 관련 글을 삭제했고, 업체는 판매를 중단하고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게시했다.
황당하게도 업체는 A씨의 지적을 받고서야 검사를 통해 자사 제품에 캐시미어가 포함되지 않은 것을 알았다고 한다.
업체는 입장문에서 '캐시미어를 분간할 수 없는 지식 상태로 중국 제조 공장의 말만 믿었으며 의문을 가지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업체 대표는 "물품을 중국 광저우의 한 공장에서 수입했는데 완전히 속았다"며 "우리도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피해자다"라고 주장했다.
물건을 팔기 전 의류시험연구원에 품질 검사를 한 번은 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엔 "그런 시험이 있는 줄 이제야 알았다"고 답했다.
이어 "소비자들을 속이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전국적으로 노출된 공간에서 대담하고 어리석게 마케팅까지 하며 판매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환불을 희망하는 모든 고객의 환불을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고객 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고객의 문의 이후 문제를 인지했고, 해당 브랜드에 공식 소명을 요청했다"며 "앞으로도 입점 파트너 브랜드들이 올바른 판매 정책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관리 및 모니터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무신사는 두 제품에 대해 고객이 희망하는 경우 구매 시기와 관계없이 제품 회수와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1년간 구매자만 최소 8만명 추정
문제가 되는 '프리미엄 캐시미어 머플러' 12색, '캐시미어 머플러' 6색의 제품은 무신사에서 지난 1년간 판매된 것만 8만 6천여 장에 이른다.
각각 3만원 초반, 2만원 초반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지난 1년 매출액이 20억원가량이다.
무신사에서 가짜 캐시미어 머플러는 2017년부터 7년간 팔렸으나 상당수 제품은 최근 4년간 판매됐다.
가성비 제품으로 입소문을 타 그동안 후기만 수만여 개에 달해 실제 소비자 피해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현재 대부분의 패션 쇼핑몰에서 두 제품에 대해 판매 불가 조치가 취해졌지만, 허위 기재에 대한 별다른 안내는 없어 환불이 가능한지를 모르는 소비자가 상당수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제품을 구매한 한 소비자는 지난 10월 27일 '캐시미어 제품이 아니니 환불받으라'는 소식을 접하고 혼용률이 오기재된 것을 모르는 듯 '캐시미어 들어간 것 아닌가요?'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여러 중고 판매처에선 아직 이 제품을 '캐시미어 머플러'로 판매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무신사를 자주 이용하는 이모(25)씨는 "쇼핑몰에선 수수료를 받고 판매하면서 기본적인 품질 검증서조차 확인하지 않았다는 뜻인데 앞으로 어떻게 믿고 이용할 수 있겠나"고 토로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통신판매업자(판매자)가 혼용률을 허위로 기재한 것은 전자상거래법에 따른 금지행위로 해당해 과태료, 영업정지, 시정명령 등 행정처분이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이라며 "섬유 소재를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는 것은 흔하게 보고되지 않는 사례"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