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3차전서 kt 고영표와 21구 대결…"집중력 좋아 까다로워"
'타석당 투구 수 1위' NC 권희동, 타선 반등 촉매제 될까
NC 다이노스 외야수 권희동은 투수라면 만나고 싶지 않은 까다로운 타자다.

권희동은 올해 정규시즌 96경기 타율 0.285, OPS(출루율+장타율) 0.793을 거둔 가운데 373타석에서 1천641개의 공을 상대했다.

타석당 투구 수가 4.40개로 NC 타자 가운데 가장 많고 올 시즌 300타석 이상 소화한 KBO리그 전체 타자 중에서도 가장 많다.

그만큼 권희동을 마주한 투수는 다른 타자를 상대할 때보다 체력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

설사 권희동 자신이 안타를 치지 못하더라도 후속 타자의 출루 확률이 조금이나마 올라가는 효과도 있다.

2일 kt wiz와 치른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3차전에서도 권희동의 끈질긴 경기력이 돋보였다.

전반적인 타선 침체에 빠진 NC는 이날 주자를 득점권에 한 번도 보내지 못하며 0-3으로 패했다.

kt로서는 6이닝을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선발 고영표의 역투가 승리 요인이었다.

그런 고영표를 가장 까다롭게 만든 타자가 바로 권희동이었다.

고영표가 이날 공 105개를 던졌는데 권희동이 홀로 21개의 공을 뺏어낸 것이다.

2회말 1사 후 권희동은 풀 카운트(3볼-2스트라이크)에서 파울 타구를 4개 날린 끝에 10구째에 날아온 아슬아슬한 볼을 골라냈다.

NC가 고영표를 상대로 얻어낸 첫 출루였다.

다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긴 했어도 고영표가 공 11개를 던지도록 만들었다.

컨디션이 좋았던 고영표가 6이닝 만에 100구를 넘겨 더 긴 이닝을 뛰지 못한 데에는 권희동의 역할이 컸다.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고영표도 경기를 마치고 "(권희동의) 집중력이 좋고 컨디션이 좋아 까다로웠다"면서 "볼넷을 끝까지 안 주려고 했는데 마지막 공이 볼 판정을 받았다"고 아쉬워했다.

NC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6경기 동안 상위 타선의 정교한 컨택트와 하위 타선의 깜짝 장타로 6연승을 달렸다.

상·하위 타선을 잇는 5번 타자 권희동이 꾸준히 상대 투수를 괴롭히며 출루에 성공한다면 NC 타선이 반등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타석당 투구 수 1위' NC 권희동, 타선 반등 촉매제 될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