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예정 교수 "행사 파행 경고하는 익명 이메일 전날 받아"
[이·팔 전쟁] 홍콩 대학서 가자지구 인도적 위기 강연 취소
홍콩의 한 대학에서 개최 예정이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인도적 위기에 관한 강연이 갑자기 취소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항셍대 학생 단체 이엠-파워가 지난달 30일 오후 학내에서 개최하려던 '가자 인도적 위기' 강연이 당일 오전 취소됐다.

이엠-파워는 학내 홍콩 학생과 외국인 학생 간 융합을 추구하는 단체다.

홍콩의 종파 초월 단체 '자유 팔레스타인을 위한 연합'(United For Free Palestine)이 진행을 맡은 해당 행사에서 강연할 예정이었던 홍콩중문대 제임스 프랭클 교수는 행사 당일 오전에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프랭클 교수는 SCMP에 행사 전날 밤 행사가 파행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익명의 이메일을 수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경고와 행사 취소 간 관련이 있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스라엘과 가자 분쟁의 역사에 관해 강연할 예정이었으며 현 상황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자유 팔레스타인을 위한 연합'은 행사 취소 이유에 대해 이엠-파워로부터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언제부터 인도주의가 이렇게 정치적이 됐나"라며 비판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회원들이 분쟁에 대한 평화적인 정치적 해결을 믿고 있으며 폭력 사용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주제 행사를 지난달 여러 곳에서 개최했는데 일부 비우호적인 온라인 반응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홍콩무슬림위원회는 해당 행사 취소에 충격받았다면서 인도적 위기에 대한 논의를 침묵시켜서는 안 되며 대학들은 다양한 시각을 위한 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SCMP는 홍콩 경찰이 유대인과 무슬림 커뮤니티 지도자들에게 비정상적인 일이나 수상한 자를 발견하면 신고하라고 요청했고, 침사추이 이슬람 사원 등에 대한 순찰을 늘리고 경계를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