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워싱턴 한국특파원단 간담회
"제3후보 득표력·바이든 건강·트럼프 형사재판 결과도 변수"
"바이든, 집단적 동맹 중시…트럼프, 北김정은에 만나자고 할듯"
"내년 미국 대선은 '문화전쟁'…중요 변수는 해외전쟁·경제"
약 1년 앞으로 다가온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는 '문화전쟁' 양상이 될 것이며, 현재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2개의 전쟁'과 그와 연결된 미국 경제 상황이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미국내 한인 유권자 단체 대표가 전망했다.

미국 정치를 다년간 관찰해온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30일(현지시간)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단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서로 다른 문화적 이상, 신념, 철학을 가진 집단 사이의 갈등을 의미하는 '문화전쟁'(culture war)을 내년 대선의 핵심어로 지목했다.

선거가 LGBTQ(성소수자), 낙태, 사회보장, 의료보험, 교육 등 주요 이슈들을 놓고 자유주의 세력과 보수주의 세력 간의 문화전쟁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김 대표는 특히 그 전쟁을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이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공화당 대선 후보 레이스를 휩쓸고 있는 '트럼프 바람'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1969∼1974년 재임)이 처음 채택한 이른바 '남부 전략'과 연결 지었다.

인종적으로는 백인, 종교적으로는 기독교 가치를 가진 사람이 미국의 주류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남부 지역 백인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남부 전략'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16, 2020년 대선 캠페인에서 유지됐고, 내년 대선에서도 변함이 없을 것으로 김 대표는 내다봤다.

특히 김 대표는 "트럼프의 경쟁력은 '갈라치기'"라며 "서로 다름을 부각하고 그 다름 때문에 손해를 본 사람들의 '염장'을 지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김 대표는 미국이 무기 지원 등으로 관여하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가 대선의 중요한 변수라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전쟁을 포함하는 경제가 변수"라며 "특히 바이든에게는 이스라엘 전쟁이 지뢰"라고 진단했다.

젊은 민주당 지지자들의 마음이 이스라엘에서 멀어지고 있으나, 미국 사회에서 선거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재력'을 가진 유대인 집단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바이든의 딜레마'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와 함께 내년 미국 대선 변수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를 필두로 하는 '제3 후보'의 득표력,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트럼프 전 대통령 형사재판 결과 등도 거론했다.

김 대표는 내년 대선 결과에 따른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해 "민주당과 공화당이 서로 적대적이고, 양극화가 심하지만 외교·안보 이슈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중국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인 입장"이라면서 "한반도 안보 정책도 독립적으로 수립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을 정점에 놓고 만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김 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집단적 동맹 관계보다는 각 나라와 '일대일(一對一)의 프레임'을 가져갈 것 같고, 북미간에 '해프닝'이 일어날 가능성이 많을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다시 만나자고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