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살아나지만…늦어지는 체감경기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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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침체의 늪에 빠지는가 싶던 한국 경제에 모처럼 온기가 돌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며 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가 일제히 플러스를 기록한 건데요.
하지만 고금리 장기화 우려, 물가 상승 부담에 재화소비와 투자는 상대적으로 주춤한 모습이어서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궤도에 올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산업활동을 보여주는 세가지 지표가 넉달 만에 모두 증가한 것은 반도체 경기가 살아난 덕분입니다.
9월 반도체 생산은 전달보다 13%, 1년 전 보다 23% 이상 늘며 확실한 반등 조짐을 보였는데,
이로 인해 기계장비 생산과 투자가 덩달아 늘고, 제조업 재고율 부담까지 줄면서 침체됐던 한국경제가 활력을 되찾은 겁니다.
[김보경 /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 : 반도체생산이 2개월 연속 큰 폭 증가세를 보인 것에 힘입어 광공업 생산이 2022년 1월 이래 처음으로 2개월 연속 증가흐름을 보여 광공업, 즉 제조업의 회복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뚜렷한 회복세에 정부의 '상저하고' 전망이 실현될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는 모습.
<31일 대외경제장관회의>
[추경호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제조업 생산과 수출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경기 반등 조짐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10월 수출이 13개월 만의 플러스 전환이 예상되는 등 경기 개선 흐름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하지만 지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기 회복에 본격적인 청신호가 켜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3분기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 생산지수는 1.3% 줄며 전 분기보다 감소 폭을 키웠고, 설비 투자 역시 작년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입니다.
소비도 추석 효과에 힘입어 깜짝 반등했지만, 음식료품을 제외한 재화 소비는 주춤한 상태로 1년 전과 비교하면 석달째 마이너스입니다.
실제 외식업계가 바라보는 경기 전망은 지난해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가장 낮은 수준.
고물가·고금리가 소비를 짓누르면서 체감경기는 여전히 회복 국면으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단 얘기입니다.
[김정식 /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 이자부담에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서 소비가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때문에 유가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지면 내수에서 소비나 투자가 줄어들 수 있고….]
반도체 업황이 기지개를 켜며 경기반등의 모멘텀은 마련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 하지만 다른 산업으로 그 온기가 퍼지기까지는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