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나라' 부탄서 온 골퍼 "21오버파 화 나지만, 그때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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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퍼시픽 아마추어 챔피언십 출전 타망, 1라운드 최하위 120위
18홀 코스 없는 부탄서 혼자 골프 배워…부탄서는 거리도 더 멀리 나가 "골프 칠 때는 화가 나죠. 그래도 경기가 끝나고 나면 괜찮아집니다.
"
남아시아 내륙 국가 부탄은 흔히 '행복의 나라'로 알려져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21년 기준 3천266달러로 잘 사는 나라가 아니지만 2010년 유럽 신경제재단이 조사한 세계 행복지수에서 1위에 올랐다.
또 부탄은 1970년대부터 GDP보다 국민총행복지수(GNH)를 더욱 중시하는 정책을 펴는 나라로도 유명하다.
그런 부탄에서 온 선수가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한 제14회 아시아퍼시픽 아마추어골프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골프는 사실 '행복'과는 거리가 먼 스포츠다.
웬만한 프로 선수들도 경기 도중 화를 참지 못하고 클럽을 내팽개치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26일 1라운드를 마친 님도지 타망(부탄)은 게다가 출전 선수 120명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
성적은 21오버파 92타. 버디는 없었고 보기 10개, 더블보기 4개, 트리플보기 1개였다.
파로 막은 홀은 3개다.
웬만한 선수라면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를 요청하기도 미안한 성적이다.
'혹시 인터뷰 요청에 화를 내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과 '영어로 인터뷰가 가능할까'하는 염려를 안고 말을 걸자 타망은 오히려 활짝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
타망은 먼저 부탄의 골프 시설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부탄에 골프 코스가 4곳이 있는데 전부 9홀 코스"라며 "18홀 코스는 없고, 프로 코치나 선수가 없어서 혼자 유튜브 영상을 보며 골프를 배웠다"고 말했다.
부탄 면적은 남한의 40%가 조금 안 되는 정도다.
게다가 히말라야 산맥에 위치해 골프장을 넓게 짓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1996년생인 타망은 "부탄에서 골프를 치면 거리도 더 멀리 나간다"고도 자랑했다.
물론 '행복한 나라'여서 거리가 더 나가는 것은 아니다.
국토 대부분이 해발 2,000m 이상 높은 지역에 있기 때문에 공기 저항이 덜하기 때문이다.
부탄 축구 국가대표팀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84위지만 올해 아시안게임 4강까지 오른 홍콩(148위)과 지난주 2026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홈 경기에서 2-0으로 이긴 것도 '고지대 효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타망은 "부탄에서 치면 거리가 10∼20야드는 더 나간다"며 "나도 부탄에서는 290야드까지 나가는데, 외국에 나오면 260에서 270야드 정도로 줄더라"고 말했다.
"인구 80만명 정도인 부탄에서 골프 인구는 500명 안팎"이라는 것이 타망의 말이다.
그는 '화가 나는 스포츠' 골프와 '행복의 나라' 부탄의 연결 고리에 대해 묻는 말에 "당연히 골프를 칠 때 화가 나기도 한다"고 웃으며 "그래도 경기 중에만 잠시 그럴 뿐, 경기를 마치면 릴랙스하고 괜찮아진다"고 답했다.
타망은 '행복' 이야기에 기다렸다는 듯 "부탄 사람은 대부분 행복하다"며 "의료, 교육이 다 공짜고 GDP 대신 GNH를 우선으로 하는 나라"라고 자랑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타망이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영어를 잘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자 "괜찮다"며 격려해주기도 했다.
능숙한 영어 실력에 "혹시 골프를 외국에서 배웠느냐"고 묻자 "아니다.
(부탄 수도) 팀푸에서 태어났고, 계속 팀푸에서 골프를 독학했다"고 밝혔다.
"네팔과 방글라데시에는 가 본 적이 있고, 호주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그는 언어에 대해서도 "부탄은 송카라는 고유 언어를 쓰지만, 대부분 영어도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1라운드 120위 성적에도 침착함과 미소를 잃지 않고 인터뷰한 타망은 "앞으로 골프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
18홀 코스 없는 부탄서 혼자 골프 배워…부탄서는 거리도 더 멀리 나가 "골프 칠 때는 화가 나죠. 그래도 경기가 끝나고 나면 괜찮아집니다.
"
남아시아 내륙 국가 부탄은 흔히 '행복의 나라'로 알려져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21년 기준 3천266달러로 잘 사는 나라가 아니지만 2010년 유럽 신경제재단이 조사한 세계 행복지수에서 1위에 올랐다.
또 부탄은 1970년대부터 GDP보다 국민총행복지수(GNH)를 더욱 중시하는 정책을 펴는 나라로도 유명하다.
그런 부탄에서 온 선수가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한 제14회 아시아퍼시픽 아마추어골프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골프는 사실 '행복'과는 거리가 먼 스포츠다.
웬만한 프로 선수들도 경기 도중 화를 참지 못하고 클럽을 내팽개치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26일 1라운드를 마친 님도지 타망(부탄)은 게다가 출전 선수 120명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
성적은 21오버파 92타. 버디는 없었고 보기 10개, 더블보기 4개, 트리플보기 1개였다.
파로 막은 홀은 3개다.
웬만한 선수라면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를 요청하기도 미안한 성적이다.
'혹시 인터뷰 요청에 화를 내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과 '영어로 인터뷰가 가능할까'하는 염려를 안고 말을 걸자 타망은 오히려 활짝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
타망은 먼저 부탄의 골프 시설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부탄에 골프 코스가 4곳이 있는데 전부 9홀 코스"라며 "18홀 코스는 없고, 프로 코치나 선수가 없어서 혼자 유튜브 영상을 보며 골프를 배웠다"고 말했다.
부탄 면적은 남한의 40%가 조금 안 되는 정도다.
게다가 히말라야 산맥에 위치해 골프장을 넓게 짓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1996년생인 타망은 "부탄에서 골프를 치면 거리도 더 멀리 나간다"고도 자랑했다.
물론 '행복한 나라'여서 거리가 더 나가는 것은 아니다.
국토 대부분이 해발 2,000m 이상 높은 지역에 있기 때문에 공기 저항이 덜하기 때문이다.
부탄 축구 국가대표팀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84위지만 올해 아시안게임 4강까지 오른 홍콩(148위)과 지난주 2026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홈 경기에서 2-0으로 이긴 것도 '고지대 효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타망은 "부탄에서 치면 거리가 10∼20야드는 더 나간다"며 "나도 부탄에서는 290야드까지 나가는데, 외국에 나오면 260에서 270야드 정도로 줄더라"고 말했다.
"인구 80만명 정도인 부탄에서 골프 인구는 500명 안팎"이라는 것이 타망의 말이다.
그는 '화가 나는 스포츠' 골프와 '행복의 나라' 부탄의 연결 고리에 대해 묻는 말에 "당연히 골프를 칠 때 화가 나기도 한다"고 웃으며 "그래도 경기 중에만 잠시 그럴 뿐, 경기를 마치면 릴랙스하고 괜찮아진다"고 답했다.
타망은 '행복' 이야기에 기다렸다는 듯 "부탄 사람은 대부분 행복하다"며 "의료, 교육이 다 공짜고 GDP 대신 GNH를 우선으로 하는 나라"라고 자랑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타망이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영어를 잘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자 "괜찮다"며 격려해주기도 했다.
능숙한 영어 실력에 "혹시 골프를 외국에서 배웠느냐"고 묻자 "아니다.
(부탄 수도) 팀푸에서 태어났고, 계속 팀푸에서 골프를 독학했다"고 밝혔다.
"네팔과 방글라데시에는 가 본 적이 있고, 호주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그는 언어에 대해서도 "부탄은 송카라는 고유 언어를 쓰지만, 대부분 영어도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1라운드 120위 성적에도 침착함과 미소를 잃지 않고 인터뷰한 타망은 "앞으로 골프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