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0일 국내 최초 셀프 수소충전소인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터미널 수소충전소에서 운전자가 수소차량에 충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30일 국내 최초 셀프 수소충전소인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터미널 수소충전소에서 운전자가 수소차량에 충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소충전소와 충전기가 당초 환경부가 세운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한 수소차 충전 인프라가 최근 충전 요금 인상 등 악재와 맞물려 수소차 보급 확대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년간 설치된 수소충전기, 목표 69%에 그쳐"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환경부로부터 받은 ‘수소충전기 설치 현황’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2년8개월 동안 설치된 수소충전기는 환경부가 당초 목표로 세운 281기에 한참 못 미치는 196기에 그쳤다.

2021년엔 목표 110기 중 100기로 설치율이 양호한 편이었지만, 지난해에는 80기 목표 중 59기 설치에 그쳤다. 올해도 8월 말 기준으로 목표 91기 가운데 37기만 설치됐다.

전기차 급속충전기의 경우 2021년과 2022년의 전체 목표치 5200기를 훨씬 웃도는 1만932기가 설치된 것과 대비된다.

수소충전소 보급률도 목표에 크게 못 미친다. 정부가 2019년 1월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수소경제 선진국으로 도약하겠다”며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엔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 310개소, 수소차 8만1000대를 보급하겠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현재 전국에 설치된 수소충전소는 목표치의 절반 수준인 157개소에 그치고 있다. 9월 기준으로 등록된 국내 수소차도 목표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만3213대였다.

정부의 충전시설 확충 미흡과 최근엔 수소차 충전요금까지 치솟으며 수소차 시장의 침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기준 전국 평균 수소 충전요금은 ㎏당 9724원으로 1년 전보다 15% 올랐다. 부생수소 가격 인상과 인건비, 물류비 부담도 커진 탓이다.

수소충전소의 평균 인허가 소요일수 편수가 지방자치단체별로 큰 것도 원활한 수소충전소 확대를 가로막는 원인이다. 최근 3년간 구축 완료된 수소충전소 140개소의 충전기 설치 인허가까지 걸린 시간은 세종시가 45일로 가장 짧았지만, 대구시는 151일이나 됐다.

이러다 보니 수소차 판매량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넥쏘의 올 1~8월 판매 대수는 총 3591대로 1년 전(6438대)보다 44.2% 줄었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37.4%, 전기차는 4.5% 증가했다.

박 의원은 “수송 부문 탄소중립과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서는 지자체별로 제각각인 충전소 인허가 시스템의 통일성 확보와 구매 지원금 상향 등 공격적인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