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보툴리눔톡신 시장 지각변동…美 공략 통한 대웅, 나보타로 상반기 매출 국내 1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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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장 구도가 바뀌고 있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나보타'가 휴젤의 보툴렉스를 꺾고 매출 1위 자리에 오르면서다. 2019년 국산 제품으론 처음 미국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영토를 확장해 온 대웅제약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난해까지 국산 보툴리눔톡신 매출 1위 자리는 보툴렉스 차지였다. 보툴렉스는 2020년 1095억원, 2021년 1246억원, 지난해 1607억원 어치 팔렸다. 같은 기간 나보타 매출은 504억원, 796억원, 1430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 나보타가 매출 1위에 오른 것을 '지각 변동'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나보타는 미국 판매가 본 궤도에 오르면서 매출이 급성장했다. 대웅제약은 2019년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나보타 시판허가를 받았다. 아시아권에서 만든 보툴리눔톡신 제제가 미국 규제당국의 허가 문턱을 넘은 첫 사례다.
같은 해 5월 대웅제약의 파트너사인 미국 에볼루스는 주보(나보타 미국명)를 출시했다. 지난해엔 미국 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서는 등 현지에선 대표 톡신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이 기간 나보타의 해외매출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2021년 나보타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1%였다. 이 비율은 지난해 77%, 올해 83%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대웅제약은 나보타는 수출로만 1099억원을 벌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나보타 수출액은 629억원으로, 2년 연속 수출액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올해 말 나보타 전체 매출도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보타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도 매출 전망치를 계속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일각에선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보툴리눔톡신 균주 소송 결과가 장기적으로 미국시장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민사 1심 소송에서 대웅제약이 패소하면서 나보타 실적 성장세가 꺾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반면 대웅제약 측은 2020년 메디톡스가 에볼루스와 합의한 내용에 따라 국내 소송이 미국·유럽 사업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것이다.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섰던 원조 제품은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이다. 2008년 태국에 진출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현지 미용 성형 제품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대웅제약과의 법정 공방 등의 영향으로 2020년 현지 판매가 중단됐다. 올 들어 현지 판매 승인을 받고 지난 4일 태국 수출을 재개하는 등 시장 확대 기지개를 켜고 있다.
태국과 중국, 유럽 등에 진출한 휴젤은 미국 시장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휴젤이 FDA에 보툴렉스 시판허가를 처음 신청한 것은 2021년 3월이다. 이후 두 차례 서류 보완 요청을 받았지만 지난 1일 세 번째 허가 신청을 했다. 내년 1분기에 허가 받는 게 목표다.
대웅제약은 나보타를 치료 목적 시장에 진입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미국 이온바이오파마와 함께 미국에서 편두통 치료용도 특허를 확보했다. 2041년까지 독점권을 유지할 수 있다.
박성수 대웅제약 부사장은 "급속히 성장하는 미용시장은 물론 글로벌 치료시장까지 진출해 나보타를 세계 대표 톡신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9월 27일 14시 49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
보툴리눔톡신 1위 바꾼 나보타
대웅제약은 올해 상반기 나보타가 753억원 어치 판매돼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국산 톡신 제품 중 1위다. 올해 상반기 보툴렉스 매출은 744억원,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은 445억원이었다.지난해까지 국산 보툴리눔톡신 매출 1위 자리는 보툴렉스 차지였다. 보툴렉스는 2020년 1095억원, 2021년 1246억원, 지난해 1607억원 어치 팔렸다. 같은 기간 나보타 매출은 504억원, 796억원, 1430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 나보타가 매출 1위에 오른 것을 '지각 변동'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나보타는 미국 판매가 본 궤도에 오르면서 매출이 급성장했다. 대웅제약은 2019년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나보타 시판허가를 받았다. 아시아권에서 만든 보툴리눔톡신 제제가 미국 규제당국의 허가 문턱을 넘은 첫 사례다.
같은 해 5월 대웅제약의 파트너사인 미국 에볼루스는 주보(나보타 미국명)를 출시했다. 지난해엔 미국 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서는 등 현지에선 대표 톡신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나보타 매출 대비 수출비중 83%까지 확대
유럽 시장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영국을 시작으로 올해 2월 독일, 오스트리아, 6월 이탈리아에서도 누시바라는 이름으로 나보타를 출시했다. 내년엔 중국과 호주에서도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이 기간 나보타의 해외매출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2021년 나보타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1%였다. 이 비율은 지난해 77%, 올해 83%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대웅제약은 나보타는 수출로만 1099억원을 벌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나보타 수출액은 629억원으로, 2년 연속 수출액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올해 말 나보타 전체 매출도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보타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도 매출 전망치를 계속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일각에선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보툴리눔톡신 균주 소송 결과가 장기적으로 미국시장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민사 1심 소송에서 대웅제약이 패소하면서 나보타 실적 성장세가 꺾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반면 대웅제약 측은 2020년 메디톡스가 에볼루스와 합의한 내용에 따라 국내 소송이 미국·유럽 사업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하는 K-톡신
당분간 글로벌 시장에서 국산 보툴리눔톡신 경쟁 구도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휴젤과 메디톡스도 수출 확대를 위해 진출 국가를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어서다.해외 시장 확대에 나섰던 원조 제품은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이다. 2008년 태국에 진출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현지 미용 성형 제품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대웅제약과의 법정 공방 등의 영향으로 2020년 현지 판매가 중단됐다. 올 들어 현지 판매 승인을 받고 지난 4일 태국 수출을 재개하는 등 시장 확대 기지개를 켜고 있다.
태국과 중국, 유럽 등에 진출한 휴젤은 미국 시장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휴젤이 FDA에 보툴렉스 시판허가를 처음 신청한 것은 2021년 3월이다. 이후 두 차례 서류 보완 요청을 받았지만 지난 1일 세 번째 허가 신청을 했다. 내년 1분기에 허가 받는 게 목표다.
대웅제약은 나보타를 치료 목적 시장에 진입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미국 이온바이오파마와 함께 미국에서 편두통 치료용도 특허를 확보했다. 2041년까지 독점권을 유지할 수 있다.
박성수 대웅제약 부사장은 "급속히 성장하는 미용시장은 물론 글로벌 치료시장까지 진출해 나보타를 세계 대표 톡신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9월 27일 14시 49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