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 대다수 어르신…어려운 형편에 요금 인상 부담"
[현장in] 산비탈 감천문화마을…마을버스 요금인상에 발동동
"마을버스는 어려운 형편에 있는 우리 주민의 발과 같은 존재인데, 요금을 올리면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에 사는 변종계 감천2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은 26일 한숨을 푹푹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국내 대표 관광지인 감천문화마을은 산자락을 따라 계단식으로 지어진 파스텔톤의 집들이 장관을 이뤄 '부산 마추픽추'라는 수식어가 뒤따른다.

이곳에 사는 주민 30여 명은 이날 오후 부산 사하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사하구 관내 마을버스 요금이 다음 달 6일부터 400원 인상되는 것을 규탄하기 위해서다.

[현장in] 산비탈 감천문화마을…마을버스 요금인상에 발동동
앞서 사하구는 현금 기준 성인 요금을 현재 1천200원에서 1천600원으로 400원 올리기로 결정했다.

요금 인상 소식이 알려지자 마을버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이 마을 주민들은 즉시 반발했다.

변 위원장은 "형편이 넉넉지 않아 자차를 가지고 있는 주민이 많지 않으며, 마을 자체가 산자락에 있어 걸어서 올라가기 어렵다"며 "주민 대다수가 어르신인데 병원에 가거나 장을 보러 갈 때마다 돈을 더 써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현장in] 산비탈 감천문화마을…마을버스 요금인상에 발동동
주민들은 마을을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이 많은 데다가 대부분 마을버스를 이용해 찾아온다는 점에서도 요금 인상이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올해 감천문화마을에는 지금까지 200만명가량 방문했다.

한 주민은 "코로나19가 끝나면서 이제 다시 관광객이 몰리기 시작했다"며 "감천문화마을은 교통이 불편해 방문하기 좋은 환경이 아닌데 마을버스 요금까지 올리면 어떡하냐"고 말했다.

이어 "관광객이 몰리면서 버스회사에서도 어느 정도의 흑자를 봤을 것"이라며 "주민들이 관광객을 위해 마을의 일정 공간을 내어준 점을 감안해 사하구와 버스회사도 주민을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하구는 코로나19 이후 마을버스 이용률이 크게 떨어졌으며 인건비·물가 상승 등 요인으로 적자가 누적된 탓에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사하구는 "그동안 물가상승률이 50% 이상이었지만, 마을버스 요금은 사실상 동결이었다"며 "최저임금 등도 많이 올랐기 때문에 물가 조정에 따른 조치로 생각하고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