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교황 중 처음으로 伊 상원 찾아 조의 표해
교황, 나폴리타노 전 伊대통령 빈소 깜짝 방문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조르조 나폴리타노 전 이탈리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이탈리아 상원 의사당을 깜짝 방문해 조의를 표했다.

교황은 지난 22∼23일 이틀간의 프랑스 마르세유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이날 바티칸에서 삼종기도를 주례한 뒤 이탈리아 상원 의사당인 로마 시내 마다마 궁전으로 향했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이 예상치 못한 방문이었다고 전할 정도로 교황의 방문은 예고 없이 이뤄졌다.

가톨릭 전문 언론매체 크럭스는 이탈리아 상원에 발을 들여놓은 교황은 프란치스코가 역대 교황 가운데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교황청 공보실은 이후 성명을 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을 표현하고, 그가 이탈리아에 바친 위대한 봉사를 기리기 위해 방문했다"고 밝혔다.

휠체어를 타고 마다마 궁전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관 앞에서 지팡이를 짚고 일어나 몇 분간 묵념했다.

이어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클리오 마리아 나폴리타노 여사에게 인사를 건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은 지난 22일 입원해있던 로마의 한 병원에서 9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2차 대전 당시 나치와 파시스트에 맞선 저항 운동에 가담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종전 후에는 이탈리아 공산당에 가입해 정계에 입문했고, 1990년대 초반 공산당이 해체된 뒤로는 중도좌파 민주당 진영 소속으로 정치 활동을 지속했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국가수반을 지낸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은 합리적이고, 냉철한 지도력을 발휘하며 정파를 떠나 폭넓은 지지와 국민적인 존경을 받아왔다.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은 종교가 없지만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물론 프란치스코 교황과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2013년 2월 자진 사임 계획을 밝힌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이었다.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잔프란코 라바시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빈소를 찾은 것에 대해 "도덕적이고 개방적이었던 한 사람에 대한 존중을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라바시 추기경은 "주님은 지극히 세속적인 환경으로 들어가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셨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자"고 덧붙였다.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오는 26일 오전 11시 30분 로마에 있는 하원 의사당 건물 몬테치토리오 궁전에서 국장으로 거행된다.

안사 통신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