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위기 해결 전까진 퇴근 않겠다" 김동철의 배수진
김동철 신임 한국전력 사장(사진)이 재무위기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때까지 퇴근하지 않고 회사에 남아 핵심 현안을 24시간 챙기기로 했다. 비상경영 상황실(워룸)이라는 이름을 붙인 사장실에 간이침대를 들여놓고 숙박하겠다고 선언했다.

22일 한전 관계자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 20일 취임 후 간부들에게 “직면한 위기를 극복할 실마리가 보일 때까지 당분간 이번 추석 연휴를 포함한 휴일을 모두 반납하고 24시간 본사를 떠나지 않고 핵심 현안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다음주까지 본부별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한전 역할 재정립, 전기요금 정상화, 추가 자구책 등에 대해 실무진과 토론하며 위기 극복 방안을 도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 사장은 취임 직후 기존 임원 중심 비상경영위원회를 비상경영·혁신위원회 체제로 확대·재편하고 ‘제2의 창사’라는 각오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수준의 경영 체질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이뤄지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한전이 고강도 자구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사장은 20일 취임식에서 “한전은 지금 절체절명 위기 앞에서 환골탈태해야 한다”며 “한전 사장이 마지막 공직이 될 것인 만큼 어떤 수고와 노력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전은 올 상반기 기준 약 201조원의 부채를 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자본금+적립금’의 다섯 배로 정해진 사채발행한도를 올 연말 꽉 채워 대출과 기업어음(CP)으로 연명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 이 때문에 김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최근 국제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정상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