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문제 간단히 언급한 바이든 연설과 대조
이란 대통령, 유엔총회서 '美 암살' 군사령관 거론(종합)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제78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국에 동결됐던 거액의 이란 자금이 전날 송금이 완료되고 미국과 수감자 5명씩을 맞교환하는 외교적 호재 속에서 이뤄진 연설인 만큼 관심을 모았으나 표면적으론 기존 입장과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라이시 대통령은 2020년 1월 미국이 드론 폭격으로 살해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거론하며 미국에 대한 공세를 높였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 암살 사건을 "테러행위"라고 부르며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싸우던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함으로써 극단주의자에게 미국이 선물을 준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범죄자들과, 금지된 테러행위에 개입한 이 정부(미국)의 모든 자에 대한 단죄를 마칠 때까지 쉬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을 정면으로 겨냥한 이란 대통령의 이같은 강경한 어조는 이에 앞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연설과 대조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란 관련 현안을 언급하지 않은 채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원론적으로 간단히 말하고 지나갔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의 긴장을 완화하려고 노력한다는 방증으로 해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유화적 제스처'에 라이시 대통령이 조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라이시 대통령은 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 일방적으로 탈퇴한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해 선의와 의지를 증명하고 대이란 제재를 철회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그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의도했던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은 미국이 잘못된 방향의 (제재)를 중단하고 올바른 길을 선택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유럽 국가들을 약화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폭력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는 불행히도 장기간의 계획"이라면서 "이란은 평화 정착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란 전역에서 벌어진 '히잡 시위'에 대해선 이란을 불안정하게 하려는 서방 정보기관들의 공작이라고 규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