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주변 폭발물 탐색…리무진 이용 쉽도록 특별 승강장 설치도
김정은 태평양함대 등 방문…귀국일 16일 늦은 밤 또는 17일 전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귀국길에 오르기 전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마지막 일정을 소화할 예정인 가운데 현지에서도 그를 맞이하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15일(현지시간) 극동 지역 매체 프리마메디아 등에 따르면 이날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서 러시아 첨단 전투기 조립·시험비행 참관 등 일정을 마친 김 위원장은 오후 2시 34분께 전용 열차를 타고 이 도시를 떠나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고 있다.

남쪽으로 1천150㎞가량 떨어진 거리와 김 위원장 전용 열차의 느린 속도 등을 고려할 때 그는 오는 16일 정오를 전후해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공식 발표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 도착 후 태평양함대 사령부, 극동연방대학교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처럼 김 위원장 방문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까닭에 연해주에서는 그를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이날 블라디보스토크 주변 고속도로 등에서는 폭발물 탐지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목격자는 소셜미디어(SNS)에 군인들이 마을 근처 고속도로 주변을 탐색 중인 영상을 올리며 "아무래도 김정은 위원장 방문을 앞두고 폭발물이 있는지 점검하는 것 같다"고 했다.

또 김 위원장이 방문할 것으로 보이는 극동연방대에서 진행 중인 전시회가 오는 17일 하루 동안 중단된다는 보도도 있다.

당초 이 행사는 김 위원장 도착 예정일인 오는 16일에 중단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일자가 바뀌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러 당국에서 공식 발표하지 않은 러시아 공군기지 방문 일정을 가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이에 대비하는 움직임 역시 포착된다.

현지에서는 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 방문 전 연해주 소도시 아르툠에 있는 러시아 공중우주군 소속 '제22 근위전투기항공연대' 주둔 기지도 방문할 수 있다고 관측한다.

또 이 공군기지에서 북동쪽으로 15㎞가량 떨어진 아르툠-1역에서는 김 위원장이 실제 방문할 경우에 대비해 그가 전용 열차에 싣고 온 리무진을 타고 곧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특별 승강장을 설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장 주변으로 특수 인력들이 배치돼 접근을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김 위원장의 남은 일정에 함께하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연해주에 미리 도착한 상태다.

현지에서는 김 위원장이 일정을 소화한 뒤 블라디보스토크 도착 당일 밤늦게 이곳을 떠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귀국일은 다음날인 17일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연해주 교통부는 명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오는 17일 야간 시간대 북러 접경지인 연해주 하산∼우수리스크 구간 통근열차의 운행 시간이 변경됐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당초 오는 17일 오전 1시 6분 하산역에서 출발할 예정이었던 통근열차 운행 시간은 오전 2시 15분으로 늦춰졌다.

이런 까닭에 최종 목적지인 우수리스크역 도착 전까지 구간마다 열차 도착 시간이 55분∼1시간 9분씩 미뤄질 예정이다.

한편 김 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약 4년 5개월 만에 다시 이뤄진 것이다.

김 위원장은 2019년 4월 24일 집권 후 처음으로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2박 3일 동안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일정을 소화한 뒤 북한으로 돌아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