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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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를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올 연말까지 계속된다. 연극과 뮤지컬, 무용 등 셰익스피어를 적극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연이어 개막한다.

지난 12일 개막한 뮤지컬 ‘인사이드 윌리엄’은 셰익스피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서로 만난다는 재치 있는 상상에서 출발한다. 셰익스피어가 쓴 작품의 대본들이 거센 바람으로 인해 뒤섞이면서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은 알 수 없는 공간에서 서로 마주치게 된다.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오는 12월 3일까지 공연한다.

이달 20~23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로미오와 줄리엣 앤 모어(and more)’는 발레를 전공한 드랙 아티스트 모어의 작품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정형화된 동작이나 구체적 대사 없이 춤의 언어로 새롭게 선보이는 일종의 댄스 씨어터다.

낭독극 ‘여로의 끝’은 셰익스피어의 말년을 다룬다.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가 가족을 버리고 떠난지 28년만에 귀향해 죽음을 맞기까지 3년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부모와 어린 자식 셋을 아내에게 맡긴 채 떠났던 셰익스피어가 돌아와 어떻게 가족과 생활했을 지 등에 대한 역사적 자료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인간 셰익스피어’를 불러낸다. 2020년 공연예술창작산실 대본 공모 당선작으로, 극단 TNT레퍼토리 대표인 이지훈 작가가 썼다. 이달 16~17일 서울 서촌공간 서로에서 공연한다.
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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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을 재해석한 작품도 무대에 오른다. 다음달 6일 서울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개막하는 극단 피악의 연극 ‘햄릿 걷는 인간’은 실존주의적 시각으로 햄릿을 각색했다. 햄릿, 클로디우스, 거투르드, 오필리어, 폴로니우스 등 기존 캐릭터를 새롭게 해석했다.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는 선왕과 아내 거투르드의 행복한 일상, 햄릿과 오필리어의 사랑을 추가했다. 햄릿의 꿈 속 장면이 추가돼 햄릿과 클로디우스가 정의와 인간의 참된 존재 방식 등에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뮤지컬단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연말 뮤지컬로 선보일 예정이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