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니 伊총리의 역설…반이민 정책에도 이주민 위기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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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와 '돈-이주민 단속' 맞교환했지만 튀니지발 출항 60% 증가
佛 국경 강화·獨 분산 수용 거부…멜로니 "뾰족한 해결책 안보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반이민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멜로니 총리는 아프리카 해안을 봉쇄해서라도 이주민 유입을 막겠다며 강력한 반이민 정책을 펼쳤지만 그의 집권 이후 이주민 위기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지난 12∼13일 최남단 람페두사섬에는 이주민을 태운 보트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은 "12일 이른 아침부터 13일 저녁까지 120여척이 람페두사섬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24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람페두사섬에는 이 섬의 전체 인구(약 6천명)보다 많은 이주민 약 6천800명이 상륙했다.
사상 유례없는 규모의 이주민이 한꺼번에 몰려들자 람페두사섬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람페두사섬은 이탈리아 본토보다 북아프리카에 가까워 유럽으로 떠나려는 아프리카 이주민의 주요 기착지로 꼽힌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출발한 이주민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멜로니 총리는 튀니지의 극심한 경제난이 불법 이주민을 유발하는 근원적인 문제로 보고 유럽연합(EU)과 손잡고 튀니지 경제 지원에 나섰다.
멜로니 총리를 비롯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지난 7월 16일 튀니지를 방문해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과 '포괄적 파트너십 패키지' 이행에 합의했다.
튀니지 경제 발전을 위해 10억유로(약 1조4천억원)를 지원하는 대신 불법 이주민 출항을 단속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이다.
그런데 실제 현실은 멜로니 총리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지난 7월 16일 튀니지 정부와 협정을 맺은 이후 지금까지 2개월 동안 튀니지발 이주민은 3만1천명에 달했다.
이는 협정을 맺기 전 2개월 동안 튀니지에서 출항한 이주민이 1만9천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6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 매체는 향후 2개월 동안 튀니지에서 추가로 3만명의 이주민이 출항 대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튀니지 정부와의 협정은 완전한 실패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해 9월 조기 총선을 앞두고 아프리카 불법 이주민 문제 해결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한때 아프리카 해안을 봉쇄해 이주민 유입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집권 이후에는 튀니지 등 아프리카의 주요 '출발지' 국가와 관계 개선에 주력했다.
이외에도 난민 구조선의 지중해 구조 활동을 제약하는 등 아프리카 해안에서 이주민 보트가 출항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쳤지만 역설적으로 이주민 유입은 갈수록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해상을 통해 이탈리아에 도착한 이주민은 11만8천5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만4천429명)의 약 2배에 달한다.
설상가상으로 다른 EU 회원국들과의 연대마저 약화하면서 멜로니 총리는 사면초가에 몰렸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지난 12일 이탈리아에서 이주민이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경비 인원 증원, 드론 활용 등 강력한 새 조치를 발표했다.
지난 13일에는 독일이 이탈리아에서 이주민 3천500명을 받기로 한 계획의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이탈리아 입장에서는 고통 분담이 가장 절실한 시기에 프랑스와 독일이 이탈리아에서 이주민을 받지 않겠다며 문을 잠근 것이다.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 공영 방송 라이(Rai)와 인터뷰에서 프랑스와 독일이 이주민 분산 수용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어차피 분산 수용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이주민들이 이탈리아에 상륙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느냐가 핵심적인 문제"라며 "하지만 아직은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연합뉴스
佛 국경 강화·獨 분산 수용 거부…멜로니 "뾰족한 해결책 안보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반이민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멜로니 총리는 아프리카 해안을 봉쇄해서라도 이주민 유입을 막겠다며 강력한 반이민 정책을 펼쳤지만 그의 집권 이후 이주민 위기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지난 12∼13일 최남단 람페두사섬에는 이주민을 태운 보트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은 "12일 이른 아침부터 13일 저녁까지 120여척이 람페두사섬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24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람페두사섬에는 이 섬의 전체 인구(약 6천명)보다 많은 이주민 약 6천800명이 상륙했다.
사상 유례없는 규모의 이주민이 한꺼번에 몰려들자 람페두사섬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람페두사섬은 이탈리아 본토보다 북아프리카에 가까워 유럽으로 떠나려는 아프리카 이주민의 주요 기착지로 꼽힌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출발한 이주민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멜로니 총리는 튀니지의 극심한 경제난이 불법 이주민을 유발하는 근원적인 문제로 보고 유럽연합(EU)과 손잡고 튀니지 경제 지원에 나섰다.
멜로니 총리를 비롯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지난 7월 16일 튀니지를 방문해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과 '포괄적 파트너십 패키지' 이행에 합의했다.
튀니지 경제 발전을 위해 10억유로(약 1조4천억원)를 지원하는 대신 불법 이주민 출항을 단속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이다.
그런데 실제 현실은 멜로니 총리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지난 7월 16일 튀니지 정부와 협정을 맺은 이후 지금까지 2개월 동안 튀니지발 이주민은 3만1천명에 달했다.
이는 협정을 맺기 전 2개월 동안 튀니지에서 출항한 이주민이 1만9천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6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 매체는 향후 2개월 동안 튀니지에서 추가로 3만명의 이주민이 출항 대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튀니지 정부와의 협정은 완전한 실패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해 9월 조기 총선을 앞두고 아프리카 불법 이주민 문제 해결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한때 아프리카 해안을 봉쇄해 이주민 유입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집권 이후에는 튀니지 등 아프리카의 주요 '출발지' 국가와 관계 개선에 주력했다.
이외에도 난민 구조선의 지중해 구조 활동을 제약하는 등 아프리카 해안에서 이주민 보트가 출항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쳤지만 역설적으로 이주민 유입은 갈수록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해상을 통해 이탈리아에 도착한 이주민은 11만8천5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만4천429명)의 약 2배에 달한다.
설상가상으로 다른 EU 회원국들과의 연대마저 약화하면서 멜로니 총리는 사면초가에 몰렸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지난 12일 이탈리아에서 이주민이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경비 인원 증원, 드론 활용 등 강력한 새 조치를 발표했다.
지난 13일에는 독일이 이탈리아에서 이주민 3천500명을 받기로 한 계획의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이탈리아 입장에서는 고통 분담이 가장 절실한 시기에 프랑스와 독일이 이탈리아에서 이주민을 받지 않겠다며 문을 잠근 것이다.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 공영 방송 라이(Rai)와 인터뷰에서 프랑스와 독일이 이주민 분산 수용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어차피 분산 수용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이주민들이 이탈리아에 상륙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느냐가 핵심적인 문제"라며 "하지만 아직은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