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배출 43% 줄여야하는데 3.6%뿐"…화석연료 단계감축 필요
유엔 "세계 기후계획, '1.5도' 목표에 어림도 없는 수준"
유엔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제한 계획이 2015년 파리기후협정의 목표치를 달성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AP 통신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유엔은 이날 발표한 기후변화 관련 보고서에서 "각국 내에서 온실가스 저감 조치를 시행하고 더 야심찬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행동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유엔은 "모두를 위해 살기 좋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빠르게 닫히고 있다"고 경고하며 "저감장치 없는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는 2015년 체결한 파리협정을 통해 지구 표면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최소한 2도 이하로 제한하고, 1.5도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1.5도 목표를 지켜내려면 2019년 대비 2030년 탄소배출량은 43%가량 줄어들어야 하나, 유엔이 작년 9월 기준 각국의 탄소정책을 살펴본 결과 실제 감축률은 3.6%에 그칠 전망이다.

오히려 각국의 탄소배출량은 2019년부터 조금씩 늘고 있으며, 2021년에는 증가율이 0.3%를 기록했다고 WSJ은 짚었다.

아직 공식적 수치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지난해에는 더 높았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또 부유한 국가들이 개발도상국에 탄소배출 저감과 관련해 재정적으로 지원하기로 한 것 역시 파리협정의 목표 중 하나이지만, 실제로는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유엔은 지적했다.

유엔은 삼림 벌채를 막고 훼손된 부분을 복원하는 것, 농작물 재배 관행을 개선하는 것 등이 기후변화 대응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엔 "세계 기후계획, '1.5도' 목표에 어림도 없는 수준"
세계자원연구소(WRI)의 국제기후계획 담당인 데이비드 와스코는 "이 보고서는 꼭 이뤄져야 할 체제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우리가 진짜 진지하게 해야 할 일을 받아들인다면, 이제는 점진적인 변화의 시점은 지난 상태"라고 말했다.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엔 보고서는 우리가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우리가 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숙제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은 오는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인도에서 개최 중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자리에서 "기후위기 상황이 극적으로 악화하고 있다"며 지구온난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