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국사편찬위원회 연구원들과 32권 원본을 8권 2천170쪽에 옮겨
이상태 한국영토학회장, 김정호 '대동지지' 국역 출간
한국영토학회 회장이면서 동해연구회 이사인 이상태 박사가 조선시대 지리학자 고산자 김정호의 지리서 '대동지지'(大東地志)를 국역해 최근 출간했다.

대동지지는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직후인 1862년부터 죽을 때까지 집필한 유작 지리서로, 한문 원본은 32권 15책 분량이다.

이 회장은 국사편찬위원회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고혜령·김용곤 전 편사부장, 이영춘 전 연구편찬실장, 박한남 전 기획협력실장, 고성훈 전 연구편찬정보화실장, 류주희 전 역사진흥실장, 김현영 낙산 고문헌연구소 소장 등과 함께 8권 2천170쪽으로 국역했다.

1권은 경도(서울)·경기도, 2권 충청도, 3권 경상도, 4권 전라도, 5권 강원도, 6권 황해도, 7권 함경도, 8권 평안도로 구성됐다.

이 회장은 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대동지지는 한민족 지도문화의 총화라고 할 수 있다"며 "김정호의 지리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동지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호는 '동여도지'(東與圖志)를 근간으로 삼고 '여도비지'(與圖備志)를 참고로 보완하면서 대동지지를 제작했다.

동여도지는 22책으로 편찬된 지지로, 김정호가 평생을 걸쳐 보완했으며 현존본은 모두 그의 육필본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도(道)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목적으로 편찬했다.

대동지지는 이행·윤은보·신공제·홍언필·이사균 등이 '동국여지승람'을 증수 편찬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의 내용을 기본으로 편찬했다.

대동지지에는 동여도지와 여도비지에는 없는 전국의 장날 정보가 기록돼 있다.

김정호는 팔도를 돌아다니며 백성이 어떤 정보를 원하는지 명확히 포착했고, '장시'(場市)"로 남겼다.

대동지지 충청도 편 '홍주목'(현재 충남 홍성)에 "순조 32년 7월에 서양의 상선이 고대도에 도착하여 그 지방의 토산물을 헌납하였다.

그 나라는 대영국(大英國)이라 칭하고, 그 나라 서울의 지명이 란돈(蘭墩)"이라는 기록도 있다.

이는 1832년 영국 동인도회사 소속 상선 로드 애머스트호가 고대도에 들어온 것을 밝힌 것이다.

이처럼 대동지지에는 조선을 향해 불어닥치는 외세의 바람 등도 엿볼 수 있다.

이 회장은 "김정호가 죽을 때까지 편찬한 대동지지는 19세기 조선 전국의 군현 사항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귀중한 지리서"라고 소개했다.

이상태 한국영토학회장, 김정호 '대동지지' 국역 출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