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에리트레아인 폭동 계기로 아프리카 이민자 추방 고려
이스라엘이 자국에서 벌어진 '아프리카의 북한' 에리트레아 출신 이민자들의 폭동을 빌미로 국내에 체류 중인 아프리카 출신 불법 이주민들의 추방을 고려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3일(현지시간) 에리트레아인 폭동 관련 특별 각료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이 이스라엘의 정체성과 유대 민주주의 국가의 미래에 실질적인 위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 각료회의는 전날 텔아비브에서 벌어진 동아프리카 에리트레아 출신 망명 신청자들의 폭동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됐다.

이스라엘, 에리트레아인 폭동 계기로 아프리카 이민자 추방 고려
전날 텔아비브 남쪽에 있는 에리트레아 대사관 인근에서는 에리트레아의 독재자 이사이아스 아프웨르키 대통령 집권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를 주도한 아프웨르키 대통령 지지 세력과 아프웨르키 비판 세력이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경찰관 50여명을 포함해 약 150여명이 다쳤다.

경찰은 폭동에 가담한 에리트레아인 50여명을 체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각료회의 직후 "정부가 폭동 가담자들을 즉각 추방하는 것을 포함한 강력한 조처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료들이 합의한 강경 조처에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에게 발급한 취업 허가증 취소와 이민에 관한 기본법 개정 추진도 포함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회의는 모든 '불법 잠입자'(불법 이주민)를 이스라엘에서 몰아내는 완벽한 계획을 준비하기 위해 소집됐다"고 부연했다.

이스라엘 우파들은 아프리카 이민자들의 정치적 망명 신청을 인정하지 않으며, 이민 동기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종종 이들을 '불법 잠입자'로 부르곤 한다.

이스라엘에는 현재 약 3만명의 아프리카 출신 이주민들이 체류하고 있다.

에리트레아, 수단 출신인 이들은 이집트-이스라엘 사막 국경에 장벽이 설치되기 전인 지난 2007년∼2012년에 이스라엘이 들어온 사람들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본국에서 전쟁과 정치적 탄압을 피해 국경을 넘은 난민이라고 주장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