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 뒤따르며 하염없이 눈물, "가정적인 남편, 아빠였는데…"
"전화할 때마다 학교, 힘들다고 말해"…유족 "추후 입장 정리"
전북 군산시 동백대교 아래서 쓸쓸한 죽음을 맞은 초등학교 교사의 발인식이 3일 은파장례문화원에서 엄수됐다.

장례식장에 모인 A 교사의 가족과 친지, 동료 교사들은 고인의 영정 앞에 술잔을 올리고 생전의 그를 떠올렸다.

가족들은 젊디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진 A 교사를 추모하며 미처 못다 한 말 한마디씩을 나지막이 건넸다.

동료 교사들은 가족과 친지 뒤에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연신 닦아냈다.

운구차로 옮겨지는 관을 조용히 뒤따르면서도 마른 줄 알았던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냈다.

운구차 앞에 선 이들은 고인 영정 앞에 고개를 숙였다가 야속하리만치 화창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겨우 추슬렀다.

한 유족은 고인의 이름을 부르고 흐느끼기를 반복하다 의자에 몸을 맡겼다.

A 교사와 둘도 없이 친했던 동료 교사는 고인을 가정적인 남편, 아빠로 기억했다.

그는 "자녀를 너무 사랑하고 아내를 아끼던 가정적인 형이었다"며 "늘 열정적인 사람이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라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전화할 때마다 학교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며 "형이 힘들다고 말할 때 직접 만나서 위로해주지 못한 게 너무 한이 된다"고 울음을 터뜨렸다.

이내 감정을 추스른 이 교사는 "형은 올해 들어 쉽게 잠에 들지 못해 더 힘들어했다"며 "업무와 관련해 특정 교원과 어려움을 표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화장장에 도착한 유족들은 영정과 관을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킨 이들은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느라 손이 바빴다.

정재석 전북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고인의 사인을 업무 과다로 인한 스트레스로 보고 있다"며 "고인과 함께 근무했던 교원들은 A 교사의 죽음에 조속히 답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이와 관련해 "나중에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말을 아꼈다.

A 교사가 군산 동백대교 아래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된 때는 지난 1일 오전 10시 25분이다.

군산해양경찰서는 수중 수색 26시간여 만에 A 교사의 시신을 인양했다.

동백대교 인근에 주차된 A 교사의 승용차 안에서는 휴대전화가 발견됐으며 휴대전화 배경 화면에 유서 형태의 메모가 발견됐다.

유서는 A 교사가 자신을 자책하면서 가족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휴대전화 포렌식을 맡겨 A 교사가 남겨놓은 추가 메시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