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팀 "100㎎ 아스피린 복용 노인, 2형 당뇨병 위험 15% 감소"

65세 이상 노인이 저용량(100㎎)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제2형 당뇨병 위험이 15%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팀은 출혈 위험을 들어 철저한 의학 처방에 따라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용량 아스피린 고령층 당뇨병 예방…복용엔 의학처방 필요"
호주 모나시대 소피아 준가스 교수팀은 2일 유럽당뇨병학회(EASD) 학술지 '당뇨병학'(DIABETOLOGIA)에서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아스피린-위약 이중 맹검 대조 임상시험(ASPREE)의 후속 연구를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SPREE는 아스피린이 심혈관 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2010~2018년 미국과 호주에서 심혈관 질환과 신체장애 및 치매가 없는 65세 이상 노인들을 아스피린 그룹과 위약 그룹으로 나눠 실시한 임상 시험이다.

시험 결과는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은 심혈관 질환 발생률을 감소시키지 않으면서도 출혈 위험을 38%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결과는 2018년 의학저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발표됐다.

하지만 아스피린이 노년층의 제2형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ASPREE 데이터를 이용해 아스피린이 노년층의 당뇨병과 공복 혈당(FPG)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ASPREE 연구 시작 시점에 당뇨병이 있는 환자는 제외됐으며, 아스피린 그룹(8천86명)은 매일 100㎎ 아스피린을, 위약 그룹(8천123명)은 위약 100㎎을 복용했다.

연구팀은 추적 기간 당뇨병 발병을 당뇨병에 대한 자가보고, 혈당 강하제 복용 시작, 공복 혈당 수치 7.0mmol/L 이상인 경우로 정의하고 컴퓨터 및 통계 모델을 통해 아스피린이 당뇨병 발병과 FPG 수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그 결과 평균 4.7년의 추적 관찰 기간에 995건의 당뇨병 발병 사례가 기록됐으며 이 가운데 아스피린 그룹은 459건, 위약 그룹은 536건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스피린 그룹은 위약 그룹에 비해 당뇨병 발생률이 15% 감소하고 당화혈색소 증가 속도도 더 느렸다고 밝혔다.

당화혈색소는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혈색소(헤모글로빈) 분자가 혈액 속의 포도당과 결합한 것으로 대체로 2~3개월 동안의 장기적인 혈당을 나타낸다.

이 수치가 6.5%를 넘으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연구팀은 아스피린이 건강한 노인의 당뇨병 발병을 줄이고 공복 혈당 증가도 늦추는 효과를 보였다며 아스피린 같은 항염증제가 노년층의 당뇨병을 예방하거나 포도당 수치를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준가스 교수는 하지만 "ASPREE 결과에 따르면 아스피린은 위장관 출혈 위험을 크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고 현재 주요 처방 가이드라인도 심장 마비 등 의학적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노인들에게 매일 아스피린을 복용할 것을 권장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