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과 단교' 니카라과와 FTA 체결…1년만에 쾌속 타결
중국과 중앙아메리카의 니카라과가 31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정식 체결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왕원타오 상무부장과 라우레아노 오르테가 무리요 니카라과 대통령 경제고문은 이날 각국 수도인 베이징과 마나과에서 화상으로 FTA 협정문에 서명했다.

상무부는 "중국·니카라과 FTA 체결은 양국 지도자의 공동인식을 이행하는 중요한 조치"라며 "양국은 2022년 7월 FTA 협상을 시작했고, 협상팀이 긴밀히 논의해 빠른 속도로 1년 만에 협상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FTA 체결은 양국의 경제·무역 관계에서 중요한 역사적 이정표로, 무역·투자 협력의 잠재력을 이끌어내 양국과 양국 인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FTA 체결을 가리켜 "양국의 외교관계 복원 이래 가장 중요한 실무 협력 성과"라며 "외교관계 복원 이후 양국의 관계는 부문을 넘나들며 발전하고 있고, 정치적 상호 신뢰도 깊어지고 있다"고 자평했다.

니카라과는 1985년 반미 성향의 다니엘 오릍케가 대통령 집권 당시 중국과 수교했다가 1990년 정권 교체 후 대만과 손을 잡으며 중국과 단교했다.

'하나의 중국' 압박 속에 국제 공간이 갈수록 좁아지던 대만으로선 중국과 외교전을 이어갈 수 있게 해준 중앙아메리카의 주요 교두보였다.

중국은 경제력을 무기 삼아 대만의 수교국을 회유해 자국 편으로 돌려세움으로써 대만을 외교적 고립에 빠뜨리는 노력을 기울여왔고, 2016년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현 총통이 취임한 뒤부터 이런 압박을 한층 강화했다.

이에 2007년 오르테가 대통령이 다시 정권을 잡은 뒤에도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이어오던 니카라과는 2021년 말 중국과의 재수교를 선택했다.

이후 니카라과는 중남미에서 대만 영향력 축소를 주도하는 역할까지 맡는 등 중국과 강하게 밀착하고 있다.

니카라과는 22일 자국과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도미니카공화국, 파나마가 참여하는 국제기구 중미의회에서 대만에 20년 넘게 부여해온 '영구 옵서버(참관인' 자격을 박탈하고 대신 중국을 그 자리에 앉히는 안을 제출해 통과시키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