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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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대개 아토피 피부염의 고통을 잘 안다. 면역억제제 또는 항체치료제 등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으나 부작용이 적지 않고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문제는 재발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한국연구재단은 경북대 의대 최영애 장용현 김상현 교수 연구팀이 중증 만성 아토피 피부염 치료의 새로운 타깃을 발견했다고 30일 밝혔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서 집먼지 진드기 양성률은 68.8%에 달한다. 10명 중 7명이 집먼지 진드기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에 걸린다는 뜻이다. 집먼지 진드기가 각질형성 세포를 자극하고, 이 세포가 각종 염증 매개인자를 분비해 주위 면역세포와 상호작용하면서 질환이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각질형성 세포에서 분비되는 항원 특이적 인자에 대해선 연구가 많이 이뤄져 있지 않다.

연구팀은 집먼지 진드기 항원으로 자극된 각질 형성세포에서 분비되는 수많은 인자 중 'IP-10'이 가장 높은 비율로 분비되는 것을 밝혀냈다. 실험 결과 아토피 피부염 병소에서 IP-10 발현 수준은 대표적 임상 징후인 피부 두꺼워짐, 홍반, 각질 증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또 IP-10이 알레르기 질환의 중요 지표인 Th2-세포 매개 면역을 직접 조절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의 핵심은 IP-10 인자가 병소로 침윤된 림프구를 활성화시켜 아토피를 유발하고 만성화시키는 '악성 루프 인자'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이라며 "IP-10을 제어하면 새로운 개념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현재 IP-10을 제어하면서 독성이 적고 피부 침투가 우수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나노 기술 및 플라즈마 기술 등을 이용해 약물의 피부 침투를 높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 개발사업 및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알레르기 분야 국제 학술지 '알러지'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