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핵심 측근'으로 델러웨어주 주지사 출신
伊는 '환영'…'中 일대일로' 탈퇴와 연관짓는 분석도
마켈 신임 주이탈리아 미국 대사 부임…2년 7개월 공석 해소
2년 반 넘게 공석이던 이탈리아 주재 미국 대사가 최근 부임했다.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잭 마켈(62) 신임 주이탈리아 미국 대사가 아내 카를라와 함께 지난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 도착했다.

전임 루이스 아이젠버그 대사가 2021년 1월 이임한 뒤 공석 상태였던 주이탈리아 미국 대사 자리가 2년 7개월 만에 채워진 것이다.

마켈 신임 대사는 "여기로 오게 된 것은 영광이고 특권"이라며 "양국 간의 가장 강력한 유대를 구축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외교가에선 2년 넘게 주이탈리아 미국 대사 자리가 비어 있자 그 이유를 놓고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이탈리아가 기피 지역은커녕 미국 외교관들이 선호하는 지역 중 하나라는 점에서 장기간 공석 사태가 의문을 키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탈리아계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적임자로 점찍고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는 이탈리아 언론보도까지 나왔다.

그러나 펠리시 전 하원의장 측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주이탈리아 미국 대사 내정설을 일축했다.

이탈리아 언론에선 긴 공백 끝에 신임 미국 대사로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마켈이 임명된 것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이 핵심 측근을 고리로 한 양국의 공조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마켈 대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인 델라웨어주 출신으로 이곳에서 주정부 재무장관과 주지사(2009∼2017년)를 지냈다.

그는 2021년 8월에는 백악관 조정관으로 임명돼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한 난민들의 미국 정착을 돕는 프로그램을 총괄했다.

지난해 1월부터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내다가 임기 도중 이탈리아 주재 미국 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7월 말 방미 때 마켈 대사의 임명이 공식 확정됐다는 점에 주목하는 의견도 있다.

멜로니 총리는 당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탈퇴 여부를 놓고 의견을 나눴다.

이탈리아가 사업 탈퇴를 고민하는 상황에서 이탈리아가 미국의 대중 견제 정책에 동참하도록 바이든 대통령이 대사 임명을 서둘렀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탈리아는 2019년 주세페 콘테 전 총리 시절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중국의 일대일로에 참여했다.

이탈리아가 12월 22일까지 중국에 참여 종료 의사를 통보하지 않으면 사업 참여 기간이 5년 자동 연장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