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하와이의 비극…실종자 1천명 넘어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산불이 발생한 지 18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실종자 수가 20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26일(현지시간) 마우이 카운티 당국과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전날까지 산불 관련 실종자 수는 최소 200여명으로 집계됐다.

FBI는 실종자 소재 파악에 도움을 받기 위해 지난 24일 밤 388명의 명단을 공개한 지 하루 만에 100여명에게서 무사하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FBI의 특수 요원 스티브 메릴은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번 연락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명단이 줄어들면서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을 찾을 때까지 수색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FBI가 공개한 실종자 명단에는 행방불명된 사람의 성과 이름, 신고자의 연락처가 확인된 경우만 포함돼 노숙자 등 무연고자들이 제외됐을 가능성을 고려하면 실제 실종자 수는 더 많을 수 있다.

앞서 리처드 비센 마우이 카운티 시장은 지난 21일 실종자 수가 850명으로 정리됐다고 밝혔다가 22일 브리핑에서는 다시 실종자 수가 1천∼1천100명이라고 밝히는 등 실종자 수 파악에 혼선을 드러내기도 했다.

FBI는 이번 명단 공개가 향후 실종자 수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캘리포니아주 파라다이스 마을에서 85명이 숨진 산불 재난 직후에도 당국이 지역 신문에 실종자 명단을 발표하면서 1천300명에 달하던 실종자 수가 한 달 만에 12명으로 줄어든 바 있다.

하지만 생존자들 가운데 실종자 명단에 이름이 잘못 올라간 이들 일부는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우이섬 주민 아르투로 곤살레스 에르난데스는 주요 피해지역인 라하이나에서 3년 전에 멀리 이사했는데도 이번에 공개된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면서 "부정확한 명단은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또 다른 주민 말라마카이 왓슨은 화재 당시 라하이나에 있지 않고 섬의 반대편에 있었는데도 실종자 명단에 올라 황당했다면서 이후 FBI에 전화해 자신이 안전하다고 말했는데도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짜증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까지 당국이 확인한 사망자 수는 115명으로, 지난 21일 이후 나흘간 변동이 없는 상태다.

당국은 라하이나 재난 지역의 95%를 수색했으며, 남은 지역은 파괴된 건물 잔해들 탓에 진입이 어려워 중장비를 동원해 잔해를 치운 뒤 수색을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사망자 115명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경우는 45명이다.

당국은 수습한 시신·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해 실종자 가족들에게 DNA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거듭 요청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접수된 DNA 샘플은 104건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자가족지원센터에서 DNA 샘플을 접수하는 마우이 검사 앤드루 마틴은 "실종자 가족의 DNA 샘플 제공이 아직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