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총리 "푸틴 통제하의 바그너 더 위험"
리투아니아 대통령 "많은 것 달라지진 않아"…EU는 신중 입장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이 주둔중인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전선의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는 24일(현지시간) 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망에 대해 경계감을 나타냈다.

나토 동부전선 폴란드·리투아니아 프리고진 사망에 경계감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바그너그룹은 프리고진의 사망 추정 이후 푸틴 대통령의 직접 통제 아래 놓이게 될 텐데 이는 더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바그너그룹이 푸틴 대통령의 지도하에 들어간다.

우리 모두 스스로 질문에 답해보자. 위협이 더 커질 것인가, 작아질 것인가.

나에게 있어 이는 대답을 듣자고 물은 질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토 동부전선 폴란드·리투아니아 프리고진 사망에 경계감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프리고진의 죽음이 실제로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많은 것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BNS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이는 러시아 푸틴 정권이 서로를 죽이는 또 다른 단계에 들어섰다는 방증"이라며 "그렇다고 프리고진의 죽음이 안보 상황을 어떤 형태로든 개선해 우리가 안심해도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바그너그룹의 목표 중 하나는 동부전선 일대의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도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신성한 의무는 우리 국경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충직한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우리의 안보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카자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이 사건은 푸틴이 적을 제거할 것이며 이는 자신과 다른 의견을 피력하고자 하는 어느 누구라도 공포심을 갖게 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바그너 용병 4천여명은 지난 6월 푸틴 대통령을 겨냥한 수장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이 실패한 뒤 벨라루스에 주둔해왔다.

이에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나토 동맹국이자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는 국경 경비를 대거 강화하면서 나토 동부전선 방어에 나선 바 있다.

나토 동부전선 폴란드·리투아니아 프리고진 사망에 경계감
유럽연합(EU)은 이에 대해 공식 논평을 자제하며 일단 신중함을 견지했다.

피터 스타노 EU 집행위 외교안보 담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프리고진이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졌다는 것과 관련해 현시점에서 신뢰할 만한 정보는 무엇이라고 평가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요즘 러시아에서 나오는 정보 중 믿을 만한 것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스타노 대변인은 "우리도 관련한 보도를 봤다"면서도 "러시아 내 다른 사안과 마찬가지로 우리로선 이를 확인하기가 매우 어려우며, 그러므로 우리가 논평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답을 대신했다.

그는 프리고진의 사망이 미칠 영향에 대한 후속 질문에도 "그것 역시 현 단계에서 언급하는 건 순전히 추측일 뿐"이라며 언급을 거부했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재난 당국은 전날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엠브라에르 레가시 제트기가 추락해 승무원을 포함한 탑승자 10명 전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후 러시아 항공당국이 프리고진이 해당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발표하면서 사망 사실이 확인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