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초거대 인공지능(AI) 기반의 생성형 AI 시장에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통신사와 플랫폼 기업은 물론 게임회사, 중견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AI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가 주도해온 생성 AI 시장에 한국 업체가 연이어 진출함에 따라 AI를 각종 업무, 서비스에 적용하는 사례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통신·게임·스타트업도 참전…"기업 특화서비스 집중"
24일 IT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생성 AI를 위해 자체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공개한 기업은 네이버(하이퍼클로바X)와 엔씨소프트(바르코 LLM), 코난테크놀로지(코난 LLM) 등 세 곳이다. SK텔레콤(에이닷 LLM)과 LG(엑사원)는 이미 LLM을 내놨고, 카카오(코GPT 2.0)와 KT(믿음)는 연내 LLM을 선보일 예정이다.

LLM은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시켜 구축한 초거대 AI를 뜻한다. 창작, 요약, 추론, 번역 등이 가능하다. 오픈AI의 GPT-4, 구글의 팜2·람다, 메타의 라마 등이 대표적이다. LLM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기 때문에 ‘기반(파운데이션) 모델’로 부르기도 한다.

국내 업체 중 상당수는 기업 간 거래(B2B)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범용 서비스 시장에서 챗GPT(오픈AI), 바드(구글)와 정면으로 승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자체 LLM은 물론 제휴를 맺은 국내외 LLM까지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AI를 만들어준다는 전략을 세웠다. 네이버 역시 AI를 활용한 업무 툴 ‘프로젝트 커넥트X’ 같은 B2B 솔루션과 기업이 자체 AI를 구축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함께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챗GPT와 같은 서비스는 모델 구축은 물론 운영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며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용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