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어닝쇼크' LG엔솔보다 더 빠진 삼성SDI…증권가 "저평가 매력 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텔레그렘에서 ‘마켓PRO’를 검색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강한 자극 원하는 주식시장 만족시키지 못해”
‘소극적 증설’ 태도 바꿨지만…“여전히 저평가 극심”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수익성은 탄탄해 삼성SDI가 이달 조정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보다 더 크게 하락했습니다. 2분기 실적도 LG에너지솔루션은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크게 밑돌았지만, 삼성SDI는 무난했는데도 말이죠. 증권가 전문가들은 삼성SDI가 약점으로 지적돼온 소극적인 생산능력 확보 문제를 해소해가는 한편,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이 큰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다만 반도체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고, 강한 자극을 원하는 최근 주식시장 성격이 IR에 보수적인 삼성SDI에 유리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삼성SDI가 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27일 GM의 전기차 볼트EV의 리콜 비용을 반영한다며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을 1510억원 깎아 정정공시했습니다. 정정공시 전에 발표한 영업이익도 예상을 밑돌았고요.
삼성SDI의 2분기 실적은 매출 5조8406억원, 영업이익 4502억원으로 컨센서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어닝 쇼크’를 기록한 LG에너지솔루선보다 주가가 더 크게 하락한 겁니다.
전문가들도 뚜렷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 A씨는 “낙폭이 두드러진 이유를 찾지 못해 최근 펀드매니저들을 힘들게 했던 종목이 삼성SDI”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강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증시 상황과 반도체주로의 수급 쏠림을 지목했습니다.
그는 “IR에 보수적인 삼성그룹 특성상 강한 자극을 원하는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을 받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세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과 비교해도 관심도가 떨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도체주로의 수급 쏠림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모두의 주가를 짓누르는 요인입니다. A씨는 “최근 관심이 몰리는 반도체 섹터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사려면, 역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나 삼성SDI를 팔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삼성SDI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 나온 증권사들의 평가에 대부분 포함됐던 단어가 ‘저평가 매력’입니다. 당장 LG에너지솔루션과 비교해봐도 차이가 큽니다. 삼성SDI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7.57배로, LG에너지솔루션의 43.66배의 절반 이하입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밸류에이션은) 글로벌 경쟁사들 대비 극심한 저평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전체 실적에서 배터리 비중이 낮아 저평가였던 파나소닉과 유사한 상황”이라며 “저주된 요인은 고객사 확장이 상대적으로 더뎠다는 이유”라고 설명합니다.
초반에는 삼성SDI가 글로벌 완성차업체와의 합작사 설립을 통해 북미 지역 생산 규모 확장에 소극적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른 모습입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구매 협상력이 높아지면서 (삼성SDI가) 신규 수주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삼성SDI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사흘 전인 지난달 24일엔 스텔란티스와 합작한 스타플러스에너지의 제2공장을 짓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에 앞서 스타플러스에너지 제1공장의 건설 계획은 기존 23GWh 규모에서 33GWh로 키우기로 했고요. 또 GM과 합작해 30GWh 규모의 공장을 지을 계획도 세워뒀습니다. 북미 지역에서 완성차업체와의 합작을 통한 생산능력 확장 계획이 100GWh에 달합니다.
여기에 올해 안에 유럽지역에서 완성차업체와의 합작사 설립을 통한 생산설비 확대 모멘텀이 추가로 나타날 것이라고 복수의 애널리스트들이 입을 모았습니다.
하반기에는 P5 배터리 비중이 50%를 넘어설 전망입니다. 전기차 배터리 출하 비수기인 상반기를 지난 데 더해 P5 배터리 채용 모델이 늘어날 예정이어서입니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BMW 및 아우디의 신형 전기차에는 판가 및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P5 배터리가 탑재된다”며 “삼성SDI 중대형전지 판매량 중 P5 비중 확대가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반기에는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납품 이벤트가 주목됩니다. 당초 삼성SDI가 해외 증설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로 전고체 배터리로의 전환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추측에 힘이 실렸을 정도로, 이 회사는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R&D)에 적극적이었습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조금이라도 기술 격차를 확보하는 게 중요한 하이엔드 전기차 시장에서는 성능만 확인되면 가격과는 무관하게 채택될 수 있다”며 주가 상승 동력이 될 가능성을 기대했습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
“강한 자극 원하는 주식시장 만족시키지 못해”
‘소극적 증설’ 태도 바꿨지만…“여전히 저평가 극심”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수익성은 탄탄해 삼성SDI가 이달 조정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보다 더 크게 하락했습니다. 2분기 실적도 LG에너지솔루션은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크게 밑돌았지만, 삼성SDI는 무난했는데도 말이죠. 증권가 전문가들은 삼성SDI가 약점으로 지적돼온 소극적인 생산능력 확보 문제를 해소해가는 한편,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이 큰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다만 반도체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고, 강한 자극을 원하는 최근 주식시장 성격이 IR에 보수적인 삼성SDI에 유리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보수적 IR 태도에 강한 자극 원하는 시장 관심서 소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삼성SDI는 1.37% 오른 59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달 들어서만 10.68% 하락했습니다. 반면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낙폭은 4.46%로, 삼성SDI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2분기 실적발표를 전후로 삼성SDI의 하락세가 시작됐습니다. 장중에 실적을 발표한 당일인 지난달 27일에는 5.83% 급락했습니다. 실적 발표 직전과 비교하면 지금까지 낙폭은 15.50%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7.76% 하락했습니다. 역시 절반 수준입니다.LG에너지솔루션은 삼성SDI가 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27일 GM의 전기차 볼트EV의 리콜 비용을 반영한다며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을 1510억원 깎아 정정공시했습니다. 정정공시 전에 발표한 영업이익도 예상을 밑돌았고요.
삼성SDI의 2분기 실적은 매출 5조8406억원, 영업이익 4502억원으로 컨센서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어닝 쇼크’를 기록한 LG에너지솔루선보다 주가가 더 크게 하락한 겁니다.
전문가들도 뚜렷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 A씨는 “낙폭이 두드러진 이유를 찾지 못해 최근 펀드매니저들을 힘들게 했던 종목이 삼성SDI”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강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증시 상황과 반도체주로의 수급 쏠림을 지목했습니다.
그는 “IR에 보수적인 삼성그룹 특성상 강한 자극을 원하는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을 받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세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과 비교해도 관심도가 떨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도체주로의 수급 쏠림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모두의 주가를 짓누르는 요인입니다. A씨는 “최근 관심이 몰리는 반도체 섹터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사려면, 역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나 삼성SDI를 팔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LG엔솔의 절반도 안되는 밸류에이션…“저평가 매력 높아졌다”
역시 삼성SDI의 주가를 끌어 내릴 만한 악재가 없었다고 분석하는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가 하락으로 오히려 저평가 매력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합니다.새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삼성SDI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 나온 증권사들의 평가에 대부분 포함됐던 단어가 ‘저평가 매력’입니다. 당장 LG에너지솔루션과 비교해봐도 차이가 큽니다. 삼성SDI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7.57배로, LG에너지솔루션의 43.66배의 절반 이하입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밸류에이션은) 글로벌 경쟁사들 대비 극심한 저평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전체 실적에서 배터리 비중이 낮아 저평가였던 파나소닉과 유사한 상황”이라며 “저주된 요인은 고객사 확장이 상대적으로 더뎠다는 이유”라고 설명합니다.
초반에는 삼성SDI가 글로벌 완성차업체와의 합작사 설립을 통해 북미 지역 생산 규모 확장에 소극적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른 모습입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구매 협상력이 높아지면서 (삼성SDI가) 신규 수주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삼성SDI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사흘 전인 지난달 24일엔 스텔란티스와 합작한 스타플러스에너지의 제2공장을 짓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에 앞서 스타플러스에너지 제1공장의 건설 계획은 기존 23GWh 규모에서 33GWh로 키우기로 했고요. 또 GM과 합작해 30GWh 규모의 공장을 지을 계획도 세워뒀습니다. 북미 지역에서 완성차업체와의 합작을 통한 생산능력 확장 계획이 100GWh에 달합니다.
여기에 올해 안에 유럽지역에서 완성차업체와의 합작사 설립을 통한 생산설비 확대 모멘텀이 추가로 나타날 것이라고 복수의 애널리스트들이 입을 모았습니다.
유럽 전기차 시장 약세 와중에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성 확보
신중했던 만큼 전기차 산업의 성장 속도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는 와중에도 준수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P5 배터리를 인기가 높은 프리미엄 전기차에 공급한 덕입니다. 삼성SDI의 유럽 지역 주력 고객사 중 하나인 BMW그룹의 2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약 8만5000대로, 직전분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하반기에는 P5 배터리 비중이 50%를 넘어설 전망입니다. 전기차 배터리 출하 비수기인 상반기를 지난 데 더해 P5 배터리 채용 모델이 늘어날 예정이어서입니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BMW 및 아우디의 신형 전기차에는 판가 및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P5 배터리가 탑재된다”며 “삼성SDI 중대형전지 판매량 중 P5 비중 확대가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반기에는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납품 이벤트가 주목됩니다. 당초 삼성SDI가 해외 증설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로 전고체 배터리로의 전환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추측에 힘이 실렸을 정도로, 이 회사는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R&D)에 적극적이었습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조금이라도 기술 격차를 확보하는 게 중요한 하이엔드 전기차 시장에서는 성능만 확인되면 가격과는 무관하게 채택될 수 있다”며 주가 상승 동력이 될 가능성을 기대했습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